돌아온 이방지와 무휼,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의 한 세대 전 이야기... 신구 조선제일검의 젊은 시절 '관심'

등록 2015.09.29 11:31수정 2015.09.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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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지의 여동생 분이 ⓒ SBS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곧 안방 극장에 찾아온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픽션 사극이다. 오는 10월 5일 오후 10시 첫회가 방영될 예정인데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남다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명민, 유아인, 신세경, 변요한, 윤균상, 천호진, 정유미 등 라인업도 화려하다.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 말부터 조선 초기까지 '혁명의 시대'를 배경으로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등 실존인물과 이방지, 무휼, 분이 등 가상캐릭터들이 엮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다뤘던 <뿌리깊은 나무>는 방영 당시 탄탄한 스토리 외에 쟁쟁한 무공 고수들의 존재감으로 많은 팬들을 끌어들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방지, 무휼, 개파이(카르페이) 등 무술 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서열 논쟁도 치열했다.

<뿌리깊은 나무> 속 최고의 고수는 단연 카르페이 테무칸이다. 원나라 복위세력 휘하 돌궐족 용병 부대 출신의 그는 북방의 전설, 대적불가 등으로 불리며 조선은 물론 중국대륙 전체에 명성을 떨쳤다. 명나라 자객집단 '흑명단' 단주 견적희는 작품 속에서 카르페이에 대해 "인간 중에는 저자를 대적할 자가 없다"는 말로 그 무서움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방지-무휼 등이 공력이 깊은 고수를 연상시킨다면 개파이는 야성적인 본능이 꿈틀거리는 맹수 이미지다. 평소에는 어린 여자아이 연두와 소꿉장난을 즐기는 모습도 보이지만,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무서운 기세로 상대를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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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제일검' 이방지 ⓒ SBS


중국과 그 인근으로 카르페이가 위명을 떨쳤다면 조선에는 '삼한제일검' 이방지(李方地)와 '조선제일검' 무휼(無恤)이 있었다. <뿌리깊은 나무> 주인공 강채윤과 함께 작품 속 4대 고수로 꼽히며 시청자들을 화려한 무공 액션의 세계로 빠지게 했다.

정도전의 호위무사 출신으로 출상술을 비롯한 다양한 신법의 대가인 이방지는 체구는 작지만 심오한 공력을 갖춘 전설적인 고수다. 과거 무휼이 유일하게 패한 상대라는 점만으로도 그의 위력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뿌리깊은 나무> 속 이방지는 나이를 많이 먹어 노인이 된 상태였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절대 고수인 카르페이를 상대로 아슬아슬하게 반수 차이로 패했다. 카르페이를 맞아 서로 상처를 입히며 싸우고 있는 와중에 이방지는 "북방의 전설이 실제로 있었구나, 아쉽다, 이 나이가 되어서 이제야 만나다니…"라고 말한다. 카르페이가 워낙 강하기도 했지만 이방지 또한 분명히 전성기는 지난 상태였다.

카르페이 또한 "너는 정말 강하다"며 자신을 진정으로 힘들게한 노인 이방지에게 경의를 표한다. 시청자들 역시 "이방지가 젊은 시절이었다면 카르페이와 더 좋은 승부가 됐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휼은 <뿌리깊은 나무>의 초반 시청률을 좌우했다고 평가할 만큼 높은 존재감을 자랑했던 인물이다. 이방원이 자신의 아들인 세종대왕 이도에게 줬던 호위무사인 그는 훗날 내금위장까지 오르며 죽는 날까지 충성심을 잃지 않는다.

특히 이방원이 어린 왕 이도를 겁박하는 장면에서 칼을 빼어들고 충직함을 뽐내는 장면은 작품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왕위는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상왕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던 이방원은 아들인 이도를 무시하며 자신의 명에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칼을 빼어들고 위협한다.

이에 이도는 호위무사였던 무휼에게 자신에게 해가 가해지면 상왕인 이방원의 목을 치라고 명령한다. 조선제일의 권력가가 여전히 이방원임은 무휼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주변에는 심복인 조말생이 이끄는 무사들이 즐비했다. 그럼에도 무휼은 "무사 무휼! 한 치의 실수 없이 명을 수행하겠나이다!"라는 외침과 함께 칼을 빼어든다. 무휼역의 배우 조진웅은 바로 이 장면을 통해 자신의 연기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이후 시청자들의 폭발적 사랑과 지지를 받는다.

이렇듯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방지와 무휼 캐릭터가 <육룡이 나르샤>에서 또다시 등장한다고 하자 과거 <뿌리깊은 나무> 팬들은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뿌리깊은 나무>보다 한 세대 전의 이야기인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이방지와 무휼의 젊은 시절 얘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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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제일검' 무휼 ⓒ SBS


먼저 무휼을 살펴보자. <육룡이 나르샤> 제작진은 무휼의 인물 설정을 이렇게 해놨다.

"깡촌 촌구석에서 태어난 무휼은 글자 하나 모르는 무식쟁이에 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9남매 중 장남이다. 어려서부터 체격이 컸고 그에 걸맞게 어지간한 어른들도 못당할 정도로 힘이 좋았다. 그의 꿈은 '삼한 제일검'이 돼 집안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한 의지를 실천하고자 조선 최고의 무인 중 한명인 홍대홍에게 수련을 받게 된다."

반면 이방지는 무휼같은 야망도 없었다. <육룡이 나르샤> 제작진은 이방지를 이렇게 소개한다.

"소작농의 아들로 여동생 분이와 함께 홀어머니를 모시며 아버지가 남긴 작은 땅을 일구며 힘겹지만 나름대로 밝게 살고 있었다. 늘 표현에 서툴렀고, 남에게 따지지도 못 했다. 좋게 말하면 우직했고, 나쁘게는 아둔했다."

타고난 천성자체가 욕심 없는 성향인 그는 고향에서 농사나 짓고 살면 그만이다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고려의 험한 시국은 그를 평범한 농사꾼으로 자라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제작진은 "모친의 실종이 그 시작"이라면서 "이방지는 모친을 찾기 위해 여동생과 함께 개경으로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정도전과 얽히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훗날 고려 흥망과 조선 건국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인연의 시작이었다.

스토리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고 심지어 배우마저도 다른 만큼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지-무휼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이방지 #무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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