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대표 브랜드·축제 어디로 가나

일단 '바꾸고 보자'식... 방향성·비전 상실

등록 2015.09.14 16:55수정 2015.09.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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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황선봉 군수가 취임한 뒤 선도적인 혁신과제로 추진한 충남 예산군의 대표브랜드 개발과 대표축제 육성이 비전과 방향성도 없이 '일단 바꾸고 보자'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새 대표브랜드'를 개발하고 '새 대표축제'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기존 공동브랜드 의좋은형제와 예산옛이야기축제를 폐지해 민선4·5기의 흔적만 지우고 있다는 오해를 자초하는 형국이다.

민선6기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민선4·5기가 만든 도시브랜드 슬로건(뉴스타트예산)과 캐릭터(예돌이)를 비롯해 농특산물브랜드(의좋은형제, 황새의비상, 예황, 애플리나, 으뜨미야, 미황, 추사향 등) 등을 통합하는 새로운 대표브랜드 개발은 이뤄지지 않은 채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출발선에 섰다.

'하나'의 대표브랜드를 강조한 황선봉 군수의 주문과 달리 행정은 '따로따로' 새 농산물공동브랜드와 새 도시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예산군의 매력과 특성을 반영한 대표브랜드를 개발한다며 지난 4월 농정유통과가 용역비 6300여만원을 들여 시작한 용역은 새 농산물공동브랜드 '예가정성'을 만들어내는데 그쳤다. '예가정성'을 대표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집중적인 홍보와 관리 그리고 적용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등 많은 예산(돈)과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정유통과가 '또 하나'의 농산물공동브랜드를 내놓는 사이 기획실은 용역비 2억3500만원을 투입한 '예산군 중장기발전 종합계획' 안에서 뉴스타트예산을 대체하기 위한 새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대표브랜드에 대한 황 군수의 의중을 실과장들이 정확히 꿰뚫지 못한 것인지, 황 군수가 실과장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칫하면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행정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정유통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개발한 대표브랜드는 행정과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농특산물브랜드를 통합하는 개념"이라며 "기획실 소관인 브랜드슬로건과 심벌마크, 캐릭터 등 도시브랜드와는 별개다. 군수님께도 도시브랜드와 같이 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또 기획실 관계자는 "군수님의 말씀은 브랜드건 로고건 다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지난해 발주한 도시브랜드 개발용역에는 군수님의 의중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군수님께서 도시브랜드 슬로건이 꼭 필요한지도 검토하라고 지시하셨다. 앞으로 선택과 집중 등을 통해 어떻게 대표브랜드로 가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축제 육성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예산군축제심의위원회는 올 초 킬러콘텐츠와 정체성이 없다며 7년을 이어온 예산옛이야기축제를 폐지한 뒤 공모와 심의를 통해 새로 육성할 축제로 의좋은형제축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폐지된 예산옛이야기축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의좋은형제축제가 새로 육성할 축제가 되는 결과가 나왔다. 또 농산물공동브랜드에서 퇴출된 의좋은형제가 새로 육성할 축제의 간판이 됐다.

문화관광과는 의좋은형제축제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대표축제로 개발, 육성한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 그 반대의 경우를 대비한 대안과 앞으로의 방향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군축제심의위원회가 선정한 축제가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면 매년 다른 축제를 공모할 것인지, 다른 방법으로 대표축제를 육성할 것인지에 대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이다.

민선6기가 "낭비성 축제를 손보겠다"는 의지만 앞서 뚜렷한 대안이나 정확한 진단도 없이 서둘러 예산옛이야기축제를 폐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의좋은형제축제가 끝나고 난 뒤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예산군축제심의위원회가 대표축제를 용역을 통해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공모해 선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용역만능주의도 논란거리다. △농산물공동브랜드-예가정성, 예선담, 예올찬, 예마루 △도시브랜드-너른 예산, 앞선 예산, 참 예산, 열린 예산, 잘되는 예산, 더 예산, 가온 예산, 활기찬 예산 등 용역사가 제시한 추천안을 보면 투입한 예산에 걸맞은 질을 담보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여론을 수렴하는 등 준비과정이 없이 무턱대고 용역부터 맡기고 보거나 외부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관행을 과감하게 손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대표브랜드 #축제 #민선6기 #용역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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