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에 물든 '반티' 논란

"질에 비해 비싼 가격·선정적 문구 문제"... "취지에 맞게 학생 스스로 정하면 된다"

등록 2015.06.05 14:30수정 2015.06.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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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에서 체육대회 때 반별로 맞춰 입는 단체복(일명 '반티')이 상업화에 물들어 애초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인천의 한 고등학교 체육대회에서 일부 학생이 선정적인 문구를 새긴 '반티'를 입고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물의를 빚으면서 '반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나오고 있다.

 

'반티' 문화는 10여 년 전부터 유행했다. 체육대회 등에서 반의 단합을 도모하고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학생들이 같은 종류의 옷을 맞춰 입거나 같은 티셔츠를 단체로 주문한 것에서 비롯했다.

 

몇 년 전부터는 특이한 모양의 '반티'나 특이한 문구를 넣은 '반티'가 유행했고, '반티' 전문 업체가 많이 늘었다. 학생들은 좀 더 자극적이고 눈에 띠는 모양의 '반티'나 문구를 새긴 '반티'를 원했고, 업체들은 이에 부응했다.

 

이로 인해 행사 때 한 번 입는 티셔츠가 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과 함께, 여과 없이 나오는 선정적인 문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사인천>이 '반티' 전문 업체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인천지역 고등학생들을 만나 확인한 결과, '반티' 가격은 단일 색상의 반팔 티셔츠일 경우 최소 5000원부터 시작해, 문구를 넣을 경우 3000~5000원이 추가돼 최소 8000원 이상이었다. 최근 '반티'를 구입한 인천지역 고등학생들은 '적게는 8000원부터 많게는 2만 원 정도에 구입했다'고 했다.

 

가격에 비해 질이 터무니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아무개(고교 1년) 학생은 "1만 원 넘게 주고 구입한 옷이 금방 헐거워져 기분이 나빴다"며 "가격을 너무 부풀린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최아무개(고교 1년) 학생도 "웃옷과 아래옷을 1만7000원 주고 구입했는데, 질이 떨어지고 학생이 구입하기에는 좀 비싼 편"이라며 "반티가 중점적으로 팔리는 철에는 교환이나 환불이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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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 전문 업체 홈페이지의 반티 도안 갈무리 사진. ⓒ 장호영


업체들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반티 도안'을 살펴본 결과, 욕설이나 한글 맞춤법에 전혀 맞지 않은 비속어, 선정적인 문구가 상당수였다. ▲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몸매 그림과 함께 '유후 치명적 유혹' ▲ 주먹 그림과 함께 'ㅈㄴ아픔' ▲ 손가락 욕설 그림과 함께 'F**K'라는 영어 욕설 단어 ▲ '우승 못하면 XX 맞는 거다' 등, 웃어넘기기 힘든 그림과 문구가 상당히 많이 담겨 있었다.

 

인터넷에 유포돼 물의를 일으킨 고교의 반티에는 이 업체들의 도안보다 더 선정적인 '보도방 에이스', '출장안마 NO.1', '해줘 82' 등의 문구가 새겨 있었다. 이 문구들은 학생들이 업체에 주문한 것이었다.

 

이런 문구를 새겨달라고 한 것이 우선 잘못이지만, 업체가 돈만 벌면 된다는 식으로 주문에 응한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고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잘못했지만,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업체가 선정적인 문구를 걸러내지 않고 그냥 인쇄해 보낸 것도 문제가 있어, 업체 쪽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선정적인 '반티'와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진정이 제기되자, 이 고교는 학생선도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에게 '봉사 10~20시간' 처분을 내렸다. 담임교사는 '서면 경고' 조치했다.

 

한편, 이런 문제는 학생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반티 문화를 애초 취지에 맞게 살리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아무개 학생은 "반 친구들 모두 함께 같은 옷을 입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1년에 한 번쯤은 운동회 하면서 반끼리 단합하고 좋은 것이기에 계속 유지해야한다"며 "질과 가격, 선정적인 문구 문제는 반끼리 상의해 잘 결정하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2015.06.05 14:30 ⓒ 2015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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