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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안재현·구혜선의 연기, 설득력 얻을까

[드라마리뷰] 판타지 드라마, 연기로 현실감 살려야 시청자 잡는다

15.02.17 09:39최종업데이트15.02.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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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블러드>의 포스터 ⓒ KBS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는 '뱀파이어 의사'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숲 속 추격신과 뱀파이어로 변하는 특수 효과 등 볼거리에 치중한 1회는 살짝 어색하고 유치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만의 매력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판타지를 만족하게 할 만큼 유려했느냐다. 등장인물의 연기는 아직 이런 설정에 익숙하지 않은 듯 어딘가 경직된 느낌을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을 맡은 안재현과 구혜선이었다. 

안재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동생 역을 맡은 이래 영화 <패션왕>의 조연을 거쳐 단숨에 주인공을 꿰찼다. 모델 출신의 훤칠한 키와 투명한 피부, 개성 있으면서도 수려한 얼굴은 뱀파이어 역할에 딱 맞았지만 문제는 연기력이었다.

안재현은 뱀파이어라는 정체 때문에 인간에게 공격당하는 남자 주인공 박지상으로 분했다. 그러나 내레이션과 대사는 물론, 감정 표현마저  국어책을 읽는 느낌을 자아냈다. 오히려 그의 아역을 맡은 백승환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블러드>의 한 장면 ⓒ KBS


<신의 퀴즈>와 <굿닥터>를 집필한 박재범 작가의 드라마이기에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해 볼만 하지만 안재현의 주연 발탁은 이른 감이 있다. 발성 자체가 아직 연기력을 논할 수준이 아닌 데다가, 그 이상의 독보적인 개성으로 이를 극복하지도 않는다.

안재현뿐만이 아니다. 첫 회에 등장하지 않은 구혜선은 예고편 속 대사 몇 마디만으로 시청자를 불안하게 했다. 그동안 구혜선에게는 종종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연기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서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러드>에서 구혜선은 명랑 쾌활하며 막말도 서슴지 않는 의사를 연기한다. <엔젤아이즈>에서 비교적 차분한 역할을 맡으며 안정을 찾았던 구혜선이 <블러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블러드>의 주인공인 구혜선과 안재현 ⓒ KBS


아무리 판타지 드라마라도 현실감이 살아야 드라마 자체에 대한 설득력이 생긴다. 오히려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블러드>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주인공이 판타지에 제대로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주면 가뜩이나 현실적이지 않은 드라마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어색함은 배가된다.

<블러드>의 첫 회는 5%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 시간대 최하위다. 판타지로 점철된 <블러드>가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극본과 연기, 연출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초반부터 연기에서 허점을 드러낸 <블러드>가 점차 안정을 찾고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시청자가 <블러드>의 판타지에 동감하고 응원할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블러드 안재현 구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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