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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구혜선 "처음으로 싸가지 없는 역할 맡았어요"

[현장]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출연..."기존의 캔디 같은 캐릭터는 아냐"

15.02.11 21:26최종업데이트15.02.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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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러드' 구혜선, 무심한듯 아닌듯 11일 오후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에서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 제작발표회에서 간담췌1외과 전문의 유리타 역의 배우 구혜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러드>는 '거대흡혈사회'에 대항하는 '진짜 뱀파이어'를 통해 강자의 논리를 비판하고, 의료현실과 인간생명의 가치를 담은 판타지 의학드라마다. 16일 밤 10시 첫방송.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확실히 이번 구혜선은 다르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울지 않겠다'며 입을 앙다물다 끝내 가련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강권에 얼렁뚱땅 넘어가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다. 대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앙칼진 고함을 내지르고, 한 글자 한 글자를 씹듯 내뱉으며 상대방과 입씨름을 벌인다. 1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이재훈) 제작발표회서 구혜선 또한 "기존의 캔디 같은 캐릭터는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구혜선이 <블러드>에서 맡은 역할은 태민그룹의 상속녀이자 태민암병원 외과의로 일하고 있는 유리타. "항상 캔디 같은 역할만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꽃보다 남자>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입을 연 구혜선은 "처음으로 싸가지 없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역할에서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연기적으로도 수정한 부분이 많다. "발음이나 걸음걸이 등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바꿨다. 눈도 잘 깜빡이지 않으려 한다"는 구혜선은 "요즘 좀 못되게 지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그에게 <블러드>는 자신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자, 드라마의 주제 의식처럼 삶과 죽음을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구혜선은 "병원에서 촬영하다 보면 실제 '코드 블루'(급박한 상황에 놓인 환자가 있다는 뜻-기자 주)가 뜰 때가 있다"며 "그때 '여기에선 이렇게 웃으며 촬영하지만 저 밖에는 또 많은 사람들이 아프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 '블러드' 안재현-구혜선-지진희, 인간과 뱀파이어들 11일 오후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에서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 제작발표회에서 뱀파이어 역인 배우 안재현과 지진희(오른쪽)가 배우 구혜선(가운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러드>는 '거대흡혈사회'에 대항하는 '진짜 뱀파이어'를 통해 강자의 논리를 비판하고, 의료현실과 인간생명의 가치를 담은 판타지 의학드라마다. 16일 밤 10시 첫방송. ⓒ 이정민


"그러면서 '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결국 죽음이라는 건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요즘 '웰 다잉'(Well-dying)이라는 말도 있기도 하고…. 그걸 늘 인지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또 잘 살게 되지 않을까요."

사실 '얼짱'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배우에서 작가, 감독으로까지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구혜선을 향한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되레 박하다는 인상도 있었다. 하지만 구혜선은 "이제는 (사람들의 평가에도) 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에는 매를 맞는 느낌처럼 아팠다면 시간이 지나니 그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더라"고 운을 뗀 구혜선은 "그때는 '잘 하고 있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늘 귀를 많이 열고 있다"고 전한 구혜선은 "당연히 (관심을) 받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지나가더라. 이 직업을 하고 있는 동안엔 그 관심도 반가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발성부터 이미지까지, 기존의 많은 것들을 비워낸 구혜선의 <블러드>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안재현, 지진희, 구혜선, 손수현, 손숙, 김유석, 진경, 조재윤, 정혜성, 정해인 등이 출연하는 <블러드>는 <힐러> 후속으로 오는 16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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