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재단' 복귀한 상지대, 7일 새벽에 무슨 일이...

정대화 교수 혼자 지키던 연구실에 교직원 침입...학교 "정당한 조치"

등록 2015.02.07 22:17수정 2015.02.0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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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총장 퇴진을 요구하다 파면당한 정대화 상지대 교수의 연구실 폐쇄를 위해 교직원들이 7일 오전 5시쯤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흔적. 4대 1로 몸싸움을 하던 정 교수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 정대화


비리 문제로 물러난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로 떠들썩하던 상지대학교가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직원까지 동원해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재단 탓에 7일 새벽에는 경찰까지 출동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이날로 25일째 연구실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의 총장 선임에 반대하던 그가 지난해 12월 직위해제(파면)당하자 학교가 서둘러 정 교수의 연구실을 폐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해둔 상태라 파면 절차가 끝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상지대는 그의 연구실 문을 닫기 위해 공문을 보내고, 전기를 끊었다.

랜턴에 의지해 밤을 보내던 정 교수는 7일 오전 5시쯤 인기척을 느꼈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최근 뽑힌 총무부장과 자율방범대 소속 계약직 직원 등 4명이 도구를 가져와서 문을 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자다가 일어나서 '문을 열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연장을 이용해서 문을 따려고 하기에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더니 경찰이 오기 전에 나를 끌어내려고 네 명이 문을 발로 차서 부쉈다"며 "혼자 있었다"고 했다. 4대 1인 상황에서 그는 계속 저항했고, 곧 경찰이 도착하면서 상황은 40분 만에 끝났다. 정 교수는 7일 오후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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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화 상지대 교수. ⓒ 권우성


교수는 "(교직원들이) 낮에는 다른 교수나 학생들이 있으니까 (연구실 폐쇄를) 못한다고 생각해 새벽에 혼자 있을 때 온 것"이라며 "아직 파면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걸 학교가 아는데도 연구실 폐쇄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김문기 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페이스북 모임 '상지대학교와 김문기'는 이 사태를 소개하며 "30년 전 김문기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던 3명의 교수를 상대로 (재단이) 교직원을 동원, 한겨울임에도 소방호수로 물을 뿌리고 폭력을 행사해 납치·감금했다"며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문기 총장은 사학비리의 상징이고, 학교폭력의 배후"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 배후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하고, 교육부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상지대 쪽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대화씨에게 여러 번 (연구실 폐쇄 관련) 공문을 보내고 내용증명까지 보냈는데도 낮에는 학생들까지 와서 욕설 등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낮에는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할 수 없어서 (새벽에) 정당한 업무집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씨는 총장 퇴진 주장이 아니라 겸직 금지 규정을 어겨서 파면됐고, 총장 퇴진 활동은 (징계 사유의) 일부분인데도 사실이 오도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상지대가 정 교수 등을 업무방해죄와 소방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대화 교수는 2월 11일 교원소청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징계는 절차도 불법이고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며 "이번 일이 비리재단 복귀로 일어난 학내 사태 일환인 점을 교원소청위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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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김문기 #정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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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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