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어떤 새로운 정당을 원할까

경제 복지에선 강력한 복지국가를! 북한관계에선 합리적 보수를!

등록 2015.01.12 15:01수정 2015.01.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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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거대 양당 체제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냉소적 환멸과 함께 한편으로는 강력한 대안 정당으로서의 신당 창당을 바라는 흐름이 있다. 정동영 의원과 연결된 국민모임도 나와 있지만, 또 한편으로 북한관계는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되 경제 복지에 대해서만은 철저한 진보적 복지국가 정당으로서의 사회민주당을 바라는 흐름도 있다.

마침 지난 10일(토) 오후 4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사)에서는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사준모)'의 주최로 이상구 대표의 '복지국가를 위한 정치 개혁 방안'이라는 강연이 있었다. 이날 강연 내용의 골자는, 현재 새로운 정당에 대한 여러 가지의 시대적 요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국민은 강력한 복지국가 신당을 원한다고 주창한 것이다.

먼저 새로운 신당 창당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배경을 들고 있다. 첫 번째는 무능한 정부다. 이는 작년 한 해를 뒤흔들어 놓았던 그리고 지금도 그 상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권의 각종 공약 축소 왜곡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무책임한 양대 정당이다. 국민들은 양당에 대해 재보궐 선거의 낮은 투표율로 반응한 바 있다. 또한 양대 정당의 지역 기반도 서서히 희석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호남에서의 새누리당 당선과 대구에서 야당 후보 약진, 그리고 부산에서 비새누리당 득표율 로 드러났었다.

세 번째는 거의 몰락 수준의 진보 정당을 들 수 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 선거의 패배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는 최근에 있었던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통해서도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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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 강연 자료 내용 중 일부 ⓒ 정강길


또한 여기에는 너무나도 힘들고 고달픈 국민들의 불행한 삶들이 그 기반에 자리한다. 현재 OECD국가 평균의 3배나 높은 자살률은 웬만해선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그에 반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웬만해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10년 사이에 87%나 증가한 강력 범죄율의 증가, 상대적 빈곤율의 상승 및 중산층 가구 비율의 두드러진 감소 현상 등 한둘이 아닐 것이다. 삶의 질은 여전히 나아지긴커녕 버겁고 힘들 따름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 역시 OECD 34개 국가 중에서 32위에 속한다.


이날 강연에서도 신당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함께 대한민국의 시대적 과제로서 다음과 같은 아젠다를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복지국가 정당을 요구했다.

- 청년실업 문제 해결
- 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 해결
- 노동 불안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
- 부동산 문제와 주거비 부담 해결
- 노후소득 보장과 노인 부양 부담 해결
-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부활
- 지속적인 성장 동력의 확보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
- 의료보장
- 노후보장
- 당당하게 증세를 요구하는 정당

이러한 방향의 깃발을 들 수 있는 정당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면과제로 보수적 자유주의 정당과 복지국가 정당 간의 대립 구도 정립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아직까지 이 대립 구도가 여전히 선명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지 못한 현실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 복지는 철저한 진보를! 북한관계는 합리적 보수를!

여기에 대해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라며 공감하면서도, 현재 국민들의 인식 속에 자리한 보수와 진보 간의 가장 큰 대립 구도는 북한문제가 그 사이에 끼어 있어 실질적인 보수 우파와 진보 좌파 간의 정책 대립이 전혀 못 되고 있다고 보았다.

오히려 보수의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와 진보의 친북 혹은 종북주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다는 얘길 드리자 그 역시 동의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에서는 그 점에서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 합리적인 북한인권법안 제정과 지지 
2) 당내 북한인권위원회 설치
3) 탈북자 및 북한인권 비판 집회 개최 혹은 참여 

최소한 이 세 가지가 개혁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여기에다

4) 남북인권 대화 추진

도 함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결국 북한관계는 합리적 보수의 입장을 취하는 전략으로 나아감으로써 역설적으로 보수의 자유주의와 진보의 복지국가를 더 뚜렷한 차이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기존 진보 세력들일수록 고강도 탈종북 전략을 써야만 북한문제의 차이를 좀 희석시키고 보수와 진보 간의 경제 복지 정책들의 차이를 좀 더 부각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자 중 한 분은 사회민주주의자라면 당연히 반공좌파여야 하지 않냐고 말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의 진보 동네에 속해왔던 사람들한테는 그렇지가 않았다. 워낙 북한문제만은 기존 진보의 관성을 따르고 있는 터라 그 자신들이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한다고 해도 여전히 기존 진보의 입장을 따르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유럽 좌파가 취했던 반공 노선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반공이란 일당독재 혁명노선에 대한 반대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군사독재시절의 마녀사냥식 그런 반공과는 조금 다른 의미다. 말그대로 보편적 인권과 민주주주의 신념에 기초될 수 있는 반공의 의미다. 유럽의 사민주의 좌파세력들과 유럽 연합은 유엔북한인권결의안에 매우 적극적인 찬성 입장이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진보 세력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보수의 북한프레임 공격에 무방비인데다가 북한을 바라볼 때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함께 분리해서 접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될 필요가 있겠다.

그러다보니 보수 진영에 종북몰이가 있다면, 놀랍게도 진보 진영에도 반북몰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다.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진보 진영 안에선 거의 왕따시 될 정도다. 하지만 정작 일반 대중들의 시선은 결코 그렇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보듯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북한인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일 정도로 거의 일반적인 시각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종합적으로 볼 때 국민들이 대체적으로 지향하는 정당의 모습을 아주 간략히 축약해본다면, "경제 복지는 철저한 진보를! 북한관계는 합리적 보수를!"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나는 그러한 방향의 정당이야말로 현재의 우리나라 국민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백 년 동안 유럽의 선진 복지국가를 이룩한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처럼 이제는 한국에도 그에 걸맞은 한국형 사회민주당의 창당도 바로 그런 점에서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이러한 두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며 걸어갔던 우리나라 정당은 여지껏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시도해볼 만한 것이다.
#신당 #복지국가 #사회민주주의 #사민주의 #이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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