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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골프,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자 골프의 현 주소 파악하고 새롭게 도약해야

14.11.14 19:35최종업데이트14.11.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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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프로골프의 화두는 단연 KLPGA의 흥행이다. 특히 김효주, 백규정, 허윤경 같은 다승 선수들이 대거 나타나면서 한국 여자 골프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런 반면 남자 골프는 올해 여자부에 비해 골프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대회수가 적은 것은 물론 상금액도 KLPGA에 비해 적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흥행을 보장하는 KLPGA대회에 스폰서로 나선 것도 이유다.

지난 신한동해오픈에는 마지막 4라운드에 1만명이 넘는 갤러리들이 찾았지만 PGA투어 개막전이었던 프라이스닷컴에서 우승하고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배상문의 출전이 없었다면 과연 흥행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선수들이 해외투어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과 같이 올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고 상금왕까지 차지한 선수도 해외투어에 진출하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한 마디로 '투잡'을 뛰겠다는 것이다. 이제 국내 무대는 그들을 사로잡기에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 물론 KLPGA 선수들도 해외리그와 병행해 활동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막상 비교해보면 남자부와 같은 상황은 아닌듯 싶다.

최근 KPGA에서는 내년에 대회를 2~3개 더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KLPGA에 '스타'가 많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KPGA도 '스타 만들기'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타'가 많고 풍성해야 골프팬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스타 마케팅'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 KPGA에는 '장타왕', '컴퓨터 아이언 샷', '환상 퍼팅' 등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실력과 장기를 겸비한 선수들이 많다. 이러한 그들의 캐릭터를 끄집어 내고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골프 행정도 변화를 줘야 한다. 다른 스포츠인 야구나 축구의 경우 담당 사무국들이 전문 컨설팅사를 고용해 마케팅 방안과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KPGA도 이러한 시점에서 변화를 주고 새롭게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얼마 전 최경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를 개최하며 언론을 통해 "여자 대회에는 스폰서가 줄을 서는데 PGA 투어 아시아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아시아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개최하는 데 나서는 기업이 없다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을 비롯해서 남자 골프협회 관계자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할 부분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결국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스폰서를 찾았지만 스폰서를 찾지 못해 연기하거나 무산될뻔한 위기를 겪었다.

최경주의 이 말 한마디가 우리나라 남자 골프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꼬집고 있다. 미국 PGA에 진출해 1승을 거두고, 2승을 거두는 선수가 나타나 그 효과로 흥행을 기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는 산실이 되고 우리나라 프로골프의 자존심이 되려면 현 시점에서의 자구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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