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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 텐트 친 영화제 "주말엔 순식간 매진"

2회 무주산골영화제 5일간 행사 마치고 폐막...박찬경 감독의 '만신' 대상

14.07.01 08:43최종업데이트14.07.0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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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30일까지 무주 일원에서 개최된 무주산골영화제 개막식 모습 ⓒ 무주산골영화제


지난 26일 개막한 2회 무주산골영화제가 5일 간의 행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30일 폐막했다. 지난해에 첫 걸음을 내디딘 무주산골영화제는 두 번째로 치러진 올해, 자유로우면서도 소박한 분위기 속에 시골정취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휴양 영화제의 부상을 알렸다. 부천영화제와 제천영화제로 이어지는 여름철 영화제들에 경쟁을 선언한 셈이다. 

국내 영화제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개최기간도 짧고 신생 영화제로서 정착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무주산골영화제는 두 번째 행사 만에  자연 속에서 즐기기 좋은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영화 상영과 공연 등에 6만 5천의 관람객이 함께해 흥행에 성공했고, 국내의 여러 감독과 배우들이 찾으면서 지방의 소도시에는 시네마천국이 펼쳐졌다. 핵심 스태프들이 국내 영화제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인 듯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영화제답지 않게 운영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무주산골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야외상영장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무주산골영화제


첫 회가 TV방송의 파일럿 프로그램(시험 삼아 내보내는 프로그램)같은 영화제였다면, 두 번째 행사를 통해 영화제의 특징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가수 한대수의 개막공연과 1958년 제작된 개막작 <이국정원>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배우들의 화려한 레드카펫 행사와 핸드프린팅은 웬만한 국제영화제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좋은 영화 다시보기'와 '영화 소풍'을 주요 콘셉트로 하고 있다. 17개국 51편의 작품은 검증된 수작들을 중심으로 선정했지만 신작은 몇 작품에 불과한 정도다. 주로 새로운 영화들을 공개하는 일반 영화제들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제의 관객 동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으나 관객들은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놓친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관광 인프라가 영화 소풍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를 찾은 국내 영화계 관계자는 "신작들보다는 평단이나 관객들로부터 검증받은 영화들이 영화제의 분위기와도 딱 맞는다"며 무주산골영화제가 방향성을 괜찮게 설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풍 온 기분으로 즐길 수 있도록 격식이나 형식 없애"

무주산골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민효린과 김건 집행위원장의 핸드프린팅 ⓒ 성하훈


주말 저녁 강변의 체욱공원에 마련된 텐트촌에는 영화 소풍을 즐기러 온 관객들이 몰리며 뜨거운 열기를 나타냈는데, 야외상영으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행사장을 찾은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봄날은 간다>와 <8월의 크리스마스> 상영을 위해 무주를 찾은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 허진호 감독은 큰 환대를 받았다. 허 감독은 "야외 상영 분위기가 너무 좋다. 제천영화제도 배워가야 할 것 같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무주영화제 관계자는 "야외상영장으로 활용하는 체육공원에 텐트촌을 만들어 신청을 받았는데 주말 예약은 순식간에 매진됐다"면서 "인기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정시입장이나 입장료에 대한 제약 없이 수시 입장이 가능하게 하고 입장권을 없앤 것도 무주영화제가 강조하고 있는 특징이다. 김건 집행위원장은 "소풍 온 기분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격식이나 형식을 없앤 영화제를 지향하는 것이 무주산골영화제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주산골영화제는 한국영화 경쟁부문인 '창' 섹션 9작품 중 박찬경 감독의 <만신>을 대상인 뉴비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건지상에는 최근 개봉된 김경묵 감독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를, 전북영화비평포럼상에는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를 각각 선정했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나우필름 이준동 대표, 변영주 감독, 홍영주 부산단편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만신>의 대상 선정 이유에 대해  "박찬경 감독의 <만신>은 시대를 관통한 무녀의 삶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려는 또 하나의 무속적인 영화 작업"이라며 "그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창의적인 영화작업에 진심어린 지지를 보내며  박찬경 감독의 독창적인 영화작업이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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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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