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감 서만철 후보, 아들 병역 기피 의혹

외국인학교 졸업직후 국적 포기...서 후보 "자녀 의사 존중" vs "교육감 자격 없다"

등록 2014.05.07 18:50수정 2014.05.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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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만철 충남도교육감 예비후보 ⓒ 심규상

서만철 충남도교육감 예비후보의 두 자녀가 중고등학교 과정을 외국인학교에서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자녀가 한국에서 공교육을 받은 것은 사실상 초등학교뿐이다.

두 자녀는 또 외국인학교 졸업직후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아들의 경우 이를 통해 병역도 면제받았다. 이 때문에 병역기피 의혹과 함께 자녀에게도 공교육을 권하지 않은 후보가 도교육청의 수장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예비후보의 두 자녀는 초등학교 졸업 후 중고등학교 과정은 미국식 교육제도에 기초한 대전국제학교(TCIS, 대전외국인학교)를 다녔다. 두 자녀는 국제학교 졸업 직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다.

대전국제학교는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거나 부모가 한국인의 경우 자녀가 3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한 사실이 있어야 진학할 수 있다. 서 예비후보의 자녀는 서 후보가 미국 유학 중 태어나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이 지난 3월 교육부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국제학교 학비는 1인당 연 5032만원으로 전국의 외국인학교 중 가장 많았다. 이 학교는 지난 2012년 국정감사에서도 1인당 연간 학비가 3000만 원 이상으로 충남의 다른 외국인학교에 비해서도 20배 이상 비싸 부유층 자녀가 다니는 학교라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은 국립대 총장을 역임하고 공교육의 수장을 맡겠다고 나선 도교육감 후보가 두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보낸 데 대한 자격시비다. 예산에 있는 한 중학교 교사는 "자녀를 모두 한국의 공교육 과정과 전혀 다른 외국인학교에 보낸 후보가 한국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알겠냐"며 "이런 후보가 공교육의 수장을 맡겠다고 나선 것은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예비후보 측은 "자녀의 중학교 진학문제로 고민하던 후보자 부부가 자녀 본인들의 의사와 입장을 존중하여 대전국제학교 진학을 허락했다"며 "본인의 장래에 대한 선택권은 본인들에게 있다는 것이 서 후보의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이자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 예비후보도 "외국유학으로 인한 비용이 국제학교보다 비싼 현실과 자녀를 두 번 떼어 놓는 아픔을 감당키 어려워 국제학교로의 진학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서 예비후보 "자녀 의사 존중"... 교육시민단체 "공교육 수장 자격 없다"  

자녀가 일찍부터 국적을 포기한 데 대해서도 뒷말이 일고 있다. 서 후보의 아들은 국제학교 졸업을 앞둔 지난 2003년(당시 17살) 미국국적을 선택했다. 병역을 면제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한국국적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병역기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18세가 되기 전 국적포기 신고를 해야 병역이 면제된다. 

서 후보의 장녀도 국제학교 졸업직후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가 지난 2011년 9월(당시 26세) 한국 국적을 재취득했다. 서 후보가 공주대총장으로 취임한 지 1년여만에 서 후보의 장녀는 미국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와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 예비후보는 자신의 자서전인 서만철의 <교육솔루션>을 통해 "(미국 유학시절에 자녀들이 태어나) 미국에서 출생신고를 하는 바람에 두 아이 모두 이중국적 상태였다"며 "한국으로 돌아와 미련 없이 두 아이의 미국 국적 포기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미국 국적이 말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학교를 졸업한 이후) 아이들이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싶다고 해 존중해줬다"며 "이렇게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한국교육제도와 미국교육제도를 비교 연구하고, 나만의 교육철학을 가다듬는 데에도 많은 보탬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 예비후보 측은 7일 <오마이뉴스>를 통해서도 "국제학교 졸업 후 학생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는 국내 수학능력시험에 대한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자녀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미국 유학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 영주하는 재외 동포가 700만 명이 넘는 시대에 재외 동포 또한 한국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후보자 부부는 같은 맥락에서 두 자녀의 미국 영주를 존중하여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성미(49) 참교육학부모회충남지부장은 "자녀를 일반적이지 않은 외국인학교에 보내고 일찌감치 자녀의 국적을 포기하도록 한 후보가 한국의 공교육 수장을 맡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특히 병역과 관련되는 국적 선택의 경우 본인 의사 못지않게 부모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 후보는 다른 자리는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어야 할 교육감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서만철 #충남도교육감 #예비후보 #자녀 국적 #병역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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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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