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전 MBC 사장 "민주당, 대선패배 화풀이 나한테"

사천시장 선거 출마 선언... 언론노조, 사천시청 앞 기자회견 "석고대죄하라"

등록 2014.01.28 14:21수정 2014.01.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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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62) 전 문화방송 사장이 6․4 사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사장은 28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 고향 사천을 새롭고 강한 도시로 디자인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의 출마선언 뒤, 진주MBC 퇴직자 모임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진주·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씨는 출마선언이 아니라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김재철 "사천, 새롭고 강한 도시로 디자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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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이 28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4일 실시하는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 윤성효


김재철 전 사장은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새롭고 강한 도시로 디자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향 사천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방송인으로서 평생 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론을 고향 사천의 발전을 위해 모두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로서, 경영자로서 33년 이상 보고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을 투입해 작지만 강한 도시, 부자 사천을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며 "어느 경우에도 지금 사천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굳은 의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기자 경력을 언급한 그는 "오늘의 다짐과 의지가 얼마 뒤 작지만 강한 도시, 부자 사천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제가 가진 꿈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지 보여드리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 전 사장 재직 때 언론노조 MBC본부 간부들이 파업 등과 관련해 대량 해고징계를 당했고, 진주MBC와 창원MBC가 'MBC경남'으로 통폐합했다. 당시 진주MBC 퇴직자 모임과 언론노조 MBC본부 진주MBC지부,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진주·창원MBC 통합'에 반대했다.


앞서, 김 전 사장의 출마선언이 알려진 뒤 민주당은 비판 입장을 표했다. 김 전 사장은 이날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이 일개 시장군수에 대해 과분한 관심을 보인 것이고, 대선 패배 화풀이를 저한테 한 것이라 본다"며 "그것은 아직도 분을 삼키지 못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주·창원MBC 통폐합에 대해, 그는 "작년 MBC경남의 매출이 전국 18개 지방계열사에서 1위였고, 통합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이후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 뉴스 취재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에, 그는 "연초에 전임 사장들과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 MBC경남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고 했으며, 서부경남 뉴스를 만드는 데 나름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천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사장은 "부족한 게 많다, MBC에 33년 4개월간 재직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사천에 왔었고 나름대로 고향을 위해 헌신했다"며 "2000년 삼천포창선대교 개통 때 축제가 열릴 수 있도록 당시 한국전력공사 사장한테 전기 공급을 부탁했고, 사천문화예술회관을 짓다가 예산이 없어 중단되었을 때 문화관광부에 예산 지원을 하도록 했던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 전 사장은 MBC 파업사태 관련 해고 등과 관련한 법원 판결에 대해 "당시 회사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항소했다"고, MBC 사장으로 있을 때 법인카드 사용 등에 대해 "지난해 12월 검찰은 무혐의 결정을 했고, 한 개 부분에 대해 1100만 원의 약식기소를 했는데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놓았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7~8년 전 고향에 주소지를 옮겨 놓았다"며 "피선거권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당적은 아직 없는데 이제부터 시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새누리당 공천 결과 등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철은 출마선언이 아니라 석고대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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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이 28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4일 실시하는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진주.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전 사장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 윤성효


진주MBC 퇴직자 모임, 언론노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김재철은 출마선언이 아니라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사천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김재철씨는 가는 곳마다 망가졌다"고 말했다.

최정기 언론노조 조직2부장은 "김재철씨의 출마선언을 보니 특유의 횡설수설이었고, 기자 출신이면서 사람의 육성을 그렇게 알아듣지 못하느냐"며 "오염인자를 서울에서 정리하지 못하고 청정사천에 내려오도록 한 원죄가 언론노조에 있다"고 말했다.

정대균 언론노조 광고특위 위원장은 "김재철씨는 진주·창원MBC 통합 뒤 흑자를 냈다고 했는데, 두 지역 방송사는 통합하기 전에도 흑자를 냈다"며 "진주에는 이전에 9명의 기자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5명만 있고, 뉴스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강수동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장은 "김재철씨 말을 들어보니 허탈하고 후안무치다, 그의 출마는 습천 소가 웃을 일이다"라고, 여명순 사천시의원(통합진보당)은 "사천에서 배출한 분인만큼 사천에서 책임지고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주MBC 퇴직자 모임' 배우근씨는 "김재철씨는 절대 공직 후보가 될 수 없다"며 "서부경남 사람들은 언론자원인 진주MBC를 창원MBC에 갖다 바친 사람이 김재철씨인데 절대 공직 후보가 될 수 없고, 사천 시민들의 여론은 절대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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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이 28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4일 실시하는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진주MBC 퇴직자 모임, 전국언론노동조합, 진주.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남두용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진주MBC지부장이 회견문을 읽고 있다. ⓒ 윤성효


언론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속담에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며 "미물인 벼룩조차 낯짝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체면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말이고, 김재철에게 묻고 싶다, 당신에게 체면이라는 것이 있는가,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염치와 예의가 있는가"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김재철은 자신이 중앙정치보다 지방정치에 더 맞기 때문에 사천시장으로 출마한다고 한다"며 "소가 웃을 일이다, 김재철은 언론계는 물론, 지역사회와 시민단체들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주·창원MBC 강제 통폐합을 밀어붙였던 인물로, 공영방송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지역 방송의 독립성과 지역성을 철저히 파괴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이들은 "힘들게 쌓아온 공영방송 MBC의 신뢰도를 일거에 무터뜨린 데 대해 시청자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공정방송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2년 가까이 해직의 고통을 준 데 대해 MBC 해직 언론인들과 그 가족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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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전 문화방송 사장이 28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4일 실시하는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진주MBC 퇴직자 모임, 전국언론노동조합, 진주.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 전 사장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 윤성효


#김재철 전 사장 #문화방송 #사천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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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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