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이 미군 지휘?...유엔사 있는데 가능할까

국방부 '미래 지휘구조개편안'발표... 연합사 사실상 유지

등록 2013.06.02 21:00수정 2013.06.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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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 1일 공개한 '미래 지휘구조개편안'에 따르면 연합사 해체 이후 새로 창설되는 '연합전구사령부'의 사령관은 한국군 합참의장(대장)이 맡고 부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맡게 된다. 사진은 지난 2003년 3월 21일 경북 포항 해변에 도착한 미 해병대원들이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한미 군 당국이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현 한미연합사령부(아래 연합사)와 유사한 형태의 연합지휘구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 연합지휘구조에 대해 한미 합동참모본부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1일 밝혔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미래 지휘구조개편안'에 따르면 연합사 해체 이후 새로 창설되는 '연합전구사령부'의 사령관은 한국군 합참의장(대장)이 맡고 부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맡게 된다. 현재의 연합사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한국군 4성장군이 부사령관을 맡는 형태다.

당초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두 개의 작전기구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작전 효율성을 떨어뜨려 운영상의 제약이 따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현재의 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는 단일 전구사령부를 구성해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현재 연합지휘체제가 이상적인 체제로 자리 매김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다는 한미 간 상호 공감은 있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 후에도 한미연합사 사실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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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 참석,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국방부> ⓒ 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미래 연합지휘구조 개념을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같이 하고 합참과 주한미군 실무자들로 연합실무단을 구성해 계속해서 논의해왔다.

올해 4월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한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는 연합전구사령부의 사령관을 한국군 4성장군(합참의장)이, 부사령관을 미군 4성장군(주한미군사령관)이 맡는 데 합의했다.

새롭게 구성될 연합전구사령부의 참모진 중 한국군과 미군의 비율은 현재 1.5대 1(현 연합사 기준)에서 2대 1로 늘어나게 된다. 육·해·공군과 해병대·특수전 연합구성군사령부 등 5개 기능사령부는 한미 양국군의 능력과 여건을 고려, 한국군 또는 미군이 사령관을 맡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전구사령부 구성 방안에 대해 "기존 2개의 분리된 사령부 운용 때 우려됐던 미군의 지원 역할에 대한 모호성과 피동성이 해소됐다"며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하는 전작권 전환의 본질도 유지 된다"고 설명했다.

참모와 병력 등 현재의 연합방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지휘체계에만 변화가 생긴다는 국방부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이 한국군 4성장군의 지휘를 받는 것이 이번 합의의 가장 큰 변화로 보인다. 따라서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사상 최초로 미군이 주둔국의 지휘를 받게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과연 이런 지휘구조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미군, 유엔사 통해 앞으로도 전시작전권 행사할 것" 분석도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이와 관련해 "연합지휘구조에 대한 국방부의 발표는 우리의 희망사항일 뿐, 미군이 외국군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실제로 구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구체적인 이유로 주한 미군사령관이 겸직하고 있는 주한유엔군사령부(UNC·이하 유엔사)의 존재를 들었다.

유엔사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직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창설한 유엔의 보조기관으로 한국전쟁을 수행했고, 1953년 북한·중국과 함께 정전협정을 맺은 당사자로 정전협정의 준수와 집행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이후 유엔사는 주요 권한과 기능을 한미연합사에 위임했다.

미군 4성장군으로 보임되는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주한유엔군사령관의 직위도 함께 맡고 있어 흔히 '세 개의 모자'를 쓰고 있는 것에 비유되곤 한다. 현재 주한 미군사령관은 유엔사의 위임을 받아 정전협정 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편집장은 "이번 방안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주한미군 사령관이 여전히 유엔군사령관을 맡게 된다"며 "사실 전작권 전환의 가장 큰 이슈는 연합사 존치 문제보다도 유엔사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엔사가 존속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반도가 전쟁에 돌입하면 유엔군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유엔군사령관이 지휘권을 행사하게 돼 있어 앞으로도 전시에는 사실상 미군이 지휘권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김 편집장의 지적이다.

"미군이 한국군 지휘 아래? 현실성 없다" 지적도

실제로 바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내정자 신분이던 지난 2006년 3월 7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 "(현재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유엔군사령부에 대해 미국 외 15개 참전국의 소임을 늘리고, 유엔사가 '유사시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수립하는 데 참여시킴으로써 유엔사를 진정한 다국적군 사령부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벨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이 유엔사를 이용해 주도적으로 상황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돼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벨 사령관은 이듬해 1월 9일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유엔사 문제"라며 "유엔사령관은 미래 주한미군의 한국군에 대한 지원 역할과 유사한 지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천명했다. 벨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 대해 일각에선 전작권 전환 이후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이 유엔사를 이용해 주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출신인 박선원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군이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부원장은 "참여정부에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때 미군이 다른 나라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 (전작권 전환에 반대하던) 군 관계자들의 주된 논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령관을 우리 쪽에서 맡는다면, 그 사령관이 누구를 지휘하는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그 사령관이 형식적으로 모자만 쓰고 있는 건지, 아닌지는 양국 간의 비밀 합의 내용을 보아야만 파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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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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