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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어스', SF와 호러에서의 묘한 줄타기

[리뷰] 영화 '애프터 어스' 윌스미스 부자 총출동, 과연 무엇을 구했나

13.05.31 16:05최종업데이트13.05.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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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아?'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 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애프터 어스>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 코리아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먼 미래, 먼 우주 밖도 부족해 이젠 지구 종말 이후였다.  영화 <애프터 어스>는 말 그대로 지구를 완전히 떠난 인류의 모험담을 소재로 한 작품. 우선 SF 마니아라면, 우주와 과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심박 수가 빨라지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제목만으로도 구미가 당길 여지는 충분하다.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선 모든 생명체가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진화했고, 우주 어느 공간에 새로운 개척지를 일구고 살아가는 인류는 다시 찾은 지구에서 뜻하지 않은 모험을 감행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내용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애프터 어스>의 매력지수는 영화 도입부를 지날수록 떨어진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 감독인 M. 나이트 샤말란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이자 가수로 입지를 쌓아온 윌 스미스, 그리고 그의 친자 제이든 스미스가 영화 전면에 나섰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긴 어려워 보인다.

영화 <애프터 어스>의 포스터. ⓒ 소니픽처스 코리아


지구에 불시착 해 변종 생물들에게 공격을 받고 위기를 넘어가는 한 소년은 영화 속에서 아버지이자 위대한 전투 요원인 사이퍼 레이지(윌 스미스)와 화해하지만 그뿐이다. 불시착 장면, 결정적 전투 장면을 영상으로 표현하지 않고, 종종 암전처리 해버리는 데서부터 김이 새는 느낌이다.

SF라는 장르의 특성상 이야기와 아이디어의 힘이 중요했지만 샤말란 감독은 영화적 긴장감을 위해 음향과 클로즈업에만 의존하는 안일함을 보였다. 즉, 이야기의 맥락은 사라지고 관객들은 다음 장면에 등장할 상황을 불쾌하게 기다려야 하는 지경에 종종 놓일 위험이 크다는 말이다. SF의 탈을 쓴 호러영화랄까.

유색인종의 전면 등장, 멸망해 버린 지구에 얽혔을 법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모두 거세됐다. 충분히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살릴 수 있을 소재를 간과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단순히 흑인 부자의 화해기, 혹은 한 소년의 성장기를 보여주기 원했다면 유명한 TV 고전드라마인 <코스비 가족>을 시청하는 편이 낫겠다.

연이어 졸작을 발표하고 있는 샤말란 감독의 재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힘들 것 같다. <식스센스>의 샤말란은 대체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한 줄 평 : SF와 호러 사이에서의 묘한 경계. 샤말란 감독의 귀환은 언제쯤?

영화 <애프터 어스> 관련 정보

연출 및 각본 :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 윌 스미스, 제이든 스미스
수입 및 배급 : 소니 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러닝타임 : 100분
상영등급 : 12세 관람가
개봉 : 2013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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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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