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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영화를 좋아하세요? 영화제 시즌 '활짝'

4월 말~6월 초, 전주영화제·환경영화제·여성영화제·인디포럼 등 잇달아 개최

13.04.24 11:09최종업데이트13.04.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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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환경, 여성영화제 포스터 ⓒ 전주,환경,여성영화제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25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와 함께 영화제 시즌의 막이 올랐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는 3월 인디다큐가 시발점이지만 4월 전주영화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5월 3일 전주영화제가 끝나면 9일에는 서울환경영화제(이하 환경영화제)가 개막하고 24일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여성영화제)가 시작된다.

여성영화제가 끝남과 동시에 독립영화제인 '인디포럼'이 5월 30일 개막한다. 7월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8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로 정점을 찍는 국내영화제들은 11월 아시아나단편영화제, 12월 서울독립영화제를 끝으로 마무리 된다.

상반기 영화제는 주로 4~5월에 집중돼 있는데, 여성영화제가 개최시기를 4월초에서 5월말로 날짜를 옮기면서 4월~6월초까지 영화제들이 내내 이어지게 됐다. 특히 올해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주요 상영작 순회상영전인 인디피크닉이 4월 26일~28일까지 서울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서 열리게 된다. 미처 전주를 찾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유용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국제영화제] '천안함', '서울시 신청사', '2차대전 전범 천황' 주목

전주영화제는 25일 개막작 <폭스파이어>를 시작으로 9일 간의 행사에 돌입한다. 지난해 프로그래머 해임과 스태프 집단 사임 등으로 어수선했었기에 올해 영화제는 전주 입장에서는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구성원들이 거의 대부분 바뀐 상태에서 부산에 이은 국내 2위 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지난해 발생한 혼란으로 인해 위상이 떨어질지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

1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폭스파이어> ⓒ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이상용 두 프로그래머가 애쓴 탓인지 일단 작품의 질적인 면이나 참가 게스트 등은 예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규모는 지난해 보다 더 늘어났다. 국제적인 인지도와 국내에서 인기 있는 감독들을 초청하는 등 여러 면에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주목할 만한 작품들도 여럿 눈에 띤다. 전주가 직접 제작하는 '디지털삼인삼색'과 '숏숏숏 2013'은 그간 성과가 좋았다는 점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진 속도도 가장 빠르다.

정지영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천안함 문제를 다룬 백승우 감독의 <천안함프로젝트>, 서울시청 신청사를 다루고 있는 <말하는 건축, 시티:홀>, 2차 대전의 전범으로서 일본 천황의 책임을 지목한 일본영화 <전쟁과 한 여인> 등은 정치 사회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지난해 전주영화제 프로젝트 마켓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 신청사 건축과정의 문제점 등을 파헤치는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청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 영화제 측과 정재은 감독이 매우 조심스러워 하기도 했었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관객 수가 성패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초반 열기는 예전보다 떨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간 1분 남짓 걸리던 개막작 매진은 올해는 6분 26초로 많이 늦어졌다. 일반 관람객에 할당되는 개막식 좌석이 200석 안팎에 불과한 것에 비춰볼 때 부진한 결과다. 여타 작품들 역시 매진되고 있으나, 예전의 흥행열기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서울환경영화제] 개발과 파괴에 대한 경각심 고취시키는 첨병 역할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열린 제10회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에코프렌즈 5기로 위촉된 배우 손태영이 박재동 공동집행위원장, 김원 조직위원장, 김영우 프로그래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서울환경영화제는 오는 5월 9일 개막한다. 환경에 초점을 맞춘 영화제답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영화들로 꾸며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지난 2월, 최열 집행위원장이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년 형이 확정돼 수감됐지만, 김영우 프로그래머가 중심을 잡고 있는 덕분에 프로그램은 상당히 알차게 구성됐다.

환경영화제의 영화들은 의외의 수작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 삶 속에 밀착돼 있는 환경의 문제들을 다루기에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개발에 맞선 주민들의 모습과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다룬 영화들은 결코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기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이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데 86개국 총 980편이 출품돼 그 중 22편이 엄선됐다. 도심의 작은 산을 지키기 위한 성미산 마을 공동체의 투쟁을 담은 <춤추는 숲>을 비롯해 수질오염의 문제를 다룬 <소피아의 도전>, 중국 유전문제를 통해 중국 자본주의 이면을 고발하는 <위먼애가>, 원자폭탄이 인류에게 남긴 폐해를 되돌아보는 <스네이크 댄스> 등이 상영된다.

기후변화는 올해 환경영화제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주제 중 하나다. 지구촌 환경재앙을 야기하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문제 등을 다룬 영화를 통해 빈곤과 GMO(유전자조작식품) 등 환경 현안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킨다. 미처 몰랐던 다양한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교훈적인 의미도 큰 영화제다. 영화 한 편 한 편이 환경보호의 첨병 역할을 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마릴린 먼로와 원더우먼, 노라노를 만나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3일 오후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회를 맞는 올해의 주요 작품들과 행사 개요를 발표했다. 여성영화제는 처음 시작했을 당시 여성을 부각 시킨 자의식 강한 작품들을 통해 문화적 충격을 안겨주면 주목받았고 성장해 왔다. 주제의식이 선명한 영화제로 꼽힌다.

23일 열린 여성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혜경 변재란 공동집행위원장과 홍소인 황미요조프로그래머, 트레일러 필름을 연출한 유은정 감독과 배우 한예리 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성하훈


이번 영화제에서도 여성주의에 입각한 작품을 중심으로 성폭력, 성소수자들을 다룬 영화 110편이 공개된다. 미공개된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의 그림과 일기, 편지 등을 통해 내면을 조명한 다큐 <러브, 마릴린>과 <원더우먼>의 주연을 맡았던 린다 카터나 린제이 와그너 등을 통해 원더우먼의 역사와 유산을 추적한 <원더우먼, 슈퍼 히로인>은 여성영화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스타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여성감독들의 작품 또한 흥미를 끌고 있다. 방은진 감독의 <용의자 X>, 구혜선 감독의 <복숭아 나무>, 윤은혜 감독의 <뜨개질> 등의 작품이 상영된다. 1960~70년대 최고의 패션디자이너였던 노라노 여사를 다룬 <노라노>와 <고양이를 부탁해>로 데뷔한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돌려줘>도 여성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여성영화제 특색만큼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영진위의 국제영화제 지원 심사 결과 지난해 보다 지원금이 깎인 것에 대해 "영진위 평가위원들 중에 영화전문가들은 있어도 여성적 시선을 가진 전문가는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성영화제는 5월 24일~30일까지 메가박스 신촌에서 개최된다.

[인디피크닉, 인디포럼] 전주영화제에 맞불 놓는 독립영화

서울에서 열리는 '인디피크닉'과 '인디포럼' 포스터 ⓒ 서울독립영화제, 인디포럼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순회상영전 인디피크닉은 전주영화제와 일정이 겹친다. 지난해 전주영화제가 일으킨 논란에 대한 독립영화인들의 항의의 뜻이 담겨 있다. 김동원 감독과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주영화제 불참을 선언한 대표적 독립영화인들이다.

작품 선정도 예사롭지 않다. 작년 전주영화제 '숏숏숏 2012' 작품이었던 김곡·김선 감독의 <솔루션>을 비롯해 김동원 감독의 역작 <송환>과 최근 개봉했던 <1999, 면회>, 배우 류현경이 출연한 양익준 감독의 <시바타와 나가오> 등 장단편영화 28편이 상영된다. 매회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도 빠짐없이 준비돼 있다. 전주영화제에 단단히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인디포럼은 한해 주목받을 수 있는 독립영화 작품들이 선보이는 자리다. 상반기의 가장 큰 독립영화제고 특별한 작품들이 많아 독립영화 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독립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때로는 빚을 내서 행사를 할 만큼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장 긴 역사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는 영화제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접수된 790편 중 박성미 감독의 <희망버스 러브스토리>, 최주용 감독의 <밀청> 등 79편을 추렸다.

전주영화제 여성영화제 환경영화제 인디포럼 인디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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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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