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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재미로 지은 '다리꼬지마'로 여기까지 왔네"

[인터뷰] SBS 오디션 'K팝스타2' 우승팀 악동뮤지션 "프로그램 통해 꿈 찾았다"

13.04.17 16:57최종업데이트13.04.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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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의 우승팀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 ⓒ SBS


몽골에서 온 두 남매는 아직도 얼떨떨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결승전에서 우승자로 호명된 후 크게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던 이들은 여전히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게 아니라, 정말 우승할 줄은 몰랐다"며 "아직도 사람들이 얘길 하면 '우리가 어떻게 1등을 했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몽골의 초원을 뛰어놀던 남매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뮤지션이 되어 자리했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은 "그간 이것저것 미팅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바쁘게 지냈다"(이수현), "아직 완성하지 못한 자작곡들을 만들었다"(이찬혁)며 근황을 전했다.

"싸우기도, 울기도 했지만…'K팝스타2', 벌써 그립다"

악동뮤지션에게 <K팝스타2>는 특별한 기억이다. 몽골에서 생활하며 홈스쿨링을 하다가 짬짬이 노래를 하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길을 찾았다. 이찬혁은 "'다리꼬지마'는 정말 재미로 지은 노래였다"며 "실제 주변 반응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는데, 그게 <K팝스타2>에서 그렇게 많은 칭찬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다리꼬지마'예요. 우리를 여기까지 있게해 준 곡이라 생각해요. 사실 저희는 그 곡을 사람들이 좋아할 줄도 몰랐어요. 장난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도 칭찬해 주시니까 그것도 얼떨떨했죠." (이찬혁)

이렇게 세상의 빛을 본 '다리꼬지마' 이후, '크레센도' '라면인건가' '매력있어' 등 악동뮤지션의 자작곡은 발표하는 족족 큰 사랑을 받았다. 자신들이 그토록 사랑받은 이유를 묻자 이들은 쑥쓰러운 듯 한참을 웃더니, "음악을 꾸미고 장식하려고 한 적도 없다"며 "자연스럽게 노래했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을까"고 답했다.

대중의 사랑도 큰 힘이 됐지만, 악동뮤지션에게 TOP10과 함께한 합숙소 생활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특히 동생인 이수현은 동료가 떨어질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몽골에서도 친한 친구는 있었지만, 이렇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은 많이 없었다"며 "합숙을 같이 하며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 돼서, 한 명씩 떨어질 때마다 너무 슬펐다"고 털어놨다.

이찬혁 역시 "함께 생방송 무대를 준비했던 TOP10이 아무래도 공감대도 같고, 같이 고생하다 보니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지금은 힘들더라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게 다 추억이 되고 감사할 일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진짜 힘든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벌써 그립기까지 하다"고 회상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의 우승팀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 SBS


이찬혁 "동생 수현이와 안 맞는 한 가지, 키"

지금이야 "다시 돌아가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지만, 생방송 경연 당시 쌓였던 스트레스는 라면을 먹거나 TV채널을 고르는 사소한 일에서 남매의 말다툼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찬혁은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아서 인터뷰 같은 데서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고, 이수현은 "너무 많이 붙어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TOP3에서 TOP2까지 자잘하게 많이 싸웠다"고 전했다. 이어 "자작곡을 만드는 데 부담 같은 것들도 있어서 그런 게 크게 표현될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저도 수현이의 목소리가 매력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칭찬하고 싶고요. 그런데 저하고 안맞는 게 있다면 키라고 생각해요. 진짜 키. 항상 제가 불편해요. 수현이가 힐을 신고 오는데, 저는 굽 높은 걸 안 신겨 주시거든요. '수현이가 더 크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서 속상해요." (이찬혁)

"제가 듣기에도 오빠의 곡은 신선하고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단점은…아무래도 자기 색깔이 강하다 보니까, 제가 오빠에게 의견을 내면 바로 잘라버리는 그런 게 있어요. 별로라고." (이수현)

그럼에도 남매는 이 과정을 함께 견디며 서로에게 둘도 없는 힘이 됐다. 생방송 진출 직전 혹평을 들었을 때를 '위기의 순간'으로 꼽은 그들은 한 팀으로 출연하며 좋은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찬혁은 "남매다 보니 호흡도 잘 맞고 남들과는 하지 못할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수현은 "나중엔 오빠가 여자 숙소로 옮겨와 같이 살았는데, 그게 가장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의 우승팀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 SBS


"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1월 작곡을 처음 접했다는 이찬혁은 "처음엔 아는 형이 하는 게 좋아보여서 장난으로 시작했다"며 "10cm 선배님들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를 모티브로 첫 작곡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션지를 받으면 '이 가수가 누구지?' 할 정도였고, 마이클 잭슨이 소속됐던 그룹 잭슨 파이브도 미션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찬혁도 앞으로의 활동을 두고 고민이 깊다. 전문적인 음악 공부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작곡에 대해 "진지하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쉬는 동안 또 자작곡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우승해서 얼떨떨한 기분이나 기쁜 마음을 자작곡으로 담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소재로 곡을 만든다는 이찬혁은 "제일 짧은 건 (작곡하는 데) 5분 걸렸고, 보통은 평균 30분에서 45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빠른 시간 내에 악상을 떠올리고, 옮겨 두어야 자신이 표현하고 싶었던 느낌을 그대로 전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천재 아니냐'고 농담을 건네자, "지금도 그런 말을 들으면 부끄럽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겸손해 했다.

"다양한 자작곡을 하고 싶어요. 제 작곡 패턴이 세 번 정도 바뀌었는데, 자작곡 1번부터 20번까지의 초반 곡들은 다 순수하고 통통 튀는 자작곡이에요. 그 다음에는 '착시현상'처럼 좀 음악적인 분위기를 냈고요, 그 다음에는 '라면인건가'나 '크레센도'처럼 대중적인 걸 찾으려고 했죠. 제가 재밌어서 하는 거니까 소재가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어요." (이찬혁)

"길에서 알아봐 주시고, 가게에 가면 서비스도 주셔서 좋다"거나 "상금을 받으면 신발을 사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건 선물을 받아서 이젠 옷을 사려고 한다"고 할 정도로 아직 풋풋한 그들이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찾았다는 말을 할 때에는 더없이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제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파이널 무대 당시의 악동뮤지션 ⓒ SBS


이를 두고 이찬혁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면 더 좋은 자작곡으로 뵐 수 있을 것 같다"며 성원을 당부했고, 이수현은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불편한 적도 있지만 그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팀으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는 이들은 "TOP2 때 게릴라 공연을 했는데, 그때 반응도 좋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어서 팬 분들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연을 꼭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노래할 때 우리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제 생각을 최대한 함축적으로 쓰다 보니 생방송 경연에서도 (직접 지은) 가사가 많았죠. 자작곡에 제 생각을 담고, 모두가 그걸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함께 이해하고 함께 걸었으면 좋겠어요." (이찬혁)

"저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또 공부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K팝스타2>를 하면서 음악이 좋아지고 꿈이 생긴 경우거든요." (이수현)

악동뮤지션 K팝스타2 이찬혁 이수현 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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