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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스 마두로의 베네수엘라 대선 승리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차베스의 후계자'인 집권당 후보 니콜라스 마두로 임시 대통령이 승리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한국시각) 첫 공식 개표결과를 발표하며 마두로가 50.66%를 득표하며 49.07%를 얻은 야권 통합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에 승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유고로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마두로는 카프렐레스에 1.59%포인트 차로 힘겨운 승리를 거두며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마두로는 자신이 차베스의 공식 후계자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선거 기간에도 계속된 차베스 추모 정국으로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해 여론 조사에서도 줄곧 앞서 가며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반면 야권을 이끌고 나선 카프릴레스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에 패한 데 이어 마두로에게도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그는 마두로와 치열한 승부를 벌이며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베스가 지난해 12월 암 수술을 받기 위해 쿠바로 떠나기 전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한 마두로는 차베스의 가족과 함께 그의 암 투병과 임종을 지켜봤던 최측근으로 꼽힌다.
버스 운전사에서 대통령 된 '차베스 후계자'
1962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출생인 마두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다. 곧이어 노조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마침내 대통령에 오른 '인간 극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차베스가 1992년 동료 장교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감옥에 수감되자 마두로는 노조 조직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구명 운동을 벌이면서 차베스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98년 차베스를 도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 마두로는 14년간 제헌의회 의원, 국회의장, 외무장관, 부통령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차베스의 후계자로 착실하게 성장했다.
마두로는 차베스 구명운동 과정에서 당시 차베스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던 변호사 실리아 플로레스를 만나 결혼했다. 플로레스도 차베스 정권에서 베네수엘라의 첫 여성 국회의장과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마두로 역시 차베스의 뒤를 이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외무장관이었던 2010년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가 반군 문제로 마찰을 빚어 단교했지만 20일 만에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내며 실용적인 면모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두로는 선거 운동을 통해 빈민층 복지정책과 반미 노선, 쿠바와 에콰도르 등 주변 동맹국에 대한 저렴한 석유 공급 등 차베스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나타난 것처럼 차베스에 대한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다. 복지정책으로 인한 재정 악화를 만회해야 하고 높은 범죄율과 부진한 경제성장 등 차베스 정권이 남겨놓은 과제가 산적해있다.
마두로는 승리가 확정된 뒤 연설을 통해 "우리는 공정한 승리를 거뒀으며 사령관 차베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나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베스를 앞세워 정권을 잡았지만 차베스의 '후광' 덕분에 승리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수 밖에 없는 마두로가 과연 베네수엘라를 대통령으로서 얼마나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국제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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