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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토론 취소하고 웬 '김현희'? MBC 노조 반발

특집 긴급 편성... 방문진 입김 때문?

13.01.15 10:30최종업데이트13.01.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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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토론> 홈페이지 ⓒ MBC


MBC가 15일 정규 편성인 <100분 토론>을 취소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데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MBC는 <100분 토론>시간인 15일 밤 11시 15분에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해 방송한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25년이나 지난 사건의 주인공을 갑자기 불러내는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긴박하게 편성을 하는 것도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편성은 14일 오후 일방적으로 통보됐다. 노조는 "특집이라면서 홍보도 하지 않았고 녹화 역시 방송 당일 오후 4시에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KAL기 폭파사건은 하루 이틀 전 터진 사안이 아니다. 긴급한 속보성 사안도 아닌데 이렇게 화급히 방송을 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말 그대로 비정상적 편성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MBC 노조는 "편성관계자가 특집대담 긴급 편성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결의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면서 "중요한 건 긴급편성이 불법적이라는 점"임을 지적했다. 긴급대담 편성 요구가 방문진 이사진 전체회의를 거친 결정이라면 월권행위이며 불법행위이라는 게 노조가 지적하는 핵심이었다. 

방문진은 MBC의 대주주로서 MBC 사장의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 이사진 구성이 정권에 따라 여야인사 비율이 달라지는 만큼 그 활동에 MBC 구성원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방문진은 MBC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권을 갖고 있으며, 방송 내용과 편성엔 영향을 주지 못하게 돼있다.

"KAL기 폭파사건 언급은 방송 외적인 작용"

MBC는 지난 2003년 11월 <PD수첩>을 통해 <16년간의 의혹,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을 내보냈다. 천주교 사제단과 KAL 사건 유족을 중심으로 폭파사건 진상에 대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활발하게 보도되던 때였다.

MBC 노조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KAL 사건 방송 당시 조작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퍼뜨렸고, 지난해 6월 김현희씨가 종편에 출연한 이후 그 공격은 더 거세지기 시작했다"면서 "지난해 9월 뉴라이트 단체 출신 김광동 이사, 고영주 감사 등을 중심으로, 방문진이 사측에 2003년 PD수첩 방송에 대한 방송경위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를 두고 "특정 세력의 주장을 MBC 사측이 수용한 꼴"이라며 비판했다. 지난해 진상조사결과는 공개되지 않았고 이번 긴급 편성 역시 방문진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라는 게 노조 주장의 핵심이었다.

MBC 노조는 "(이번 긴급 편성은) 방문진의 문제만이 아니라 MBC 경영진의 문제다. 방문진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 자체가 방문진법과 방송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경영진은) 방문진의 결의 내용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명백히 밝히고 왜 지금 시점에 이처럼 화급하게 방송을 서둘렀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긴급편성이 자칫 방송장악이 2013년 들어 더 끔찍한 단계로 발전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길한 징조를 떨칠 수 없게 만든다"며 "방문진이 방송 내용, 방송 편성까지 직접 개입한다면 이는 군사독재시대 방송장악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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