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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MBC <불만제로 UP>...불만만 쌓이네

[TV리뷰]공익, 예능을 표방했으나 그 어느 것도 만족시키지 못하다

12.10.12 11:08최종업데이트12.10.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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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만제로 UP> <불만제로 UP>이 시작되었다. 공익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기대한다. ⓒ MBC



<불만제로>가 다시 돌아오다

지난 4월 '무기한 방송 중단'을 선언했던 <불만제로>가 11일 <불만제로 UP>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최초 소비자 권익프로그램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불만제로>는 그간 일상의 관심사를 실험 등의 과정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고 사회고발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해온 것도 사실이다.

1회에서는 어린이집 등하교 차량의 안전벨트 미장착 문제와 시중 배터리 성능비교 실험 등이 방송됐다. 남희석과 이성배가 진행을 맡고, 11명의 소비자 대표단과 법률자문단 5명이 함께 했다. 방송은 첫회임을 감안하더라도 미숙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

미숙한 방송진행, 무엇이 문제인가

첫 번째 코너인 '불만있슈'에서는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안전벨트 미장착및 미착용 문제에 대해 다뤘다. 차량의 정원초과는 물론이고, 안전에 대한 기초의식마저 없는 관계자들의 인터뷰 등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차량을 59대 점검한 결과, 안전벨트를 착용한 차량은 29대이고, 구비차량은 6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진행자와 소비자대표단의 방송에 대한 이해도였다. 소비자대표단은 자신들의 경험에 빗대어 위의 취재 사안에 더불어 어린이집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 과정에서 진행자들은 객관적 시선을 견지하지 못했다.

두 번째 코너인 '앗, 문제로군'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광고문구를 내세운 한 업체의 침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와인잔들이 놓인 침대 위 3미터 높이의 실험대에서 참가자들이 뛰어내려 그 진동을 측정했다. 문제는 이 실험이 무척이나 위험했다는 것이다. 비록 침대 위였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참가자들이 와인 잔들이 깨져 다칠 우려가 있었다.

업체 관계자의 인터뷰대로 '유머 코드'를 넣은 광고에 대한 이번 실험은 그 의도가 불분명했다. 침대매트리스의 종류는 수없이 많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번의 실험은 단지 광고문구의 허와 실만을 따졌을 뿐으로 그 목적을 찾을 수 없었다.

세 번째는 '이실직고'라는 코너였다. 한우식당이 내세운 '한우가 아니면 1억을 드립니다'라는 문구의 법률적 구속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한 소비자가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한우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식당주인에게 1억을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이 코너에서는, 가장 이 사안을 명확히 진단해야할 법률자문단의 역할이 미미했다.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에게 오면 1억을 배상받게 해 주겠다'는 등의 시종일관 진지하지 못한 태도는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었다.

배터리 실험에서도 문제점이 보였다. 사용된 배터리들의 제조일자가 같은 상태인지, 동일한 조건에 놓여있던 것들인지에 대한 검증 없이 단 한차례의 실험만으로 성능 대비 가격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공익적 예능 프로그램, 보다 전문적 해결이 있어야

이번 회차에서는 예능과 공익, 그 어느 것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소비자대표단은 제시된 사안의 문제점을 제대로 꿰뚫지 못했고, 법률자문단은 전문적인 의견제시에 미숙했다. 진행자들은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둥지둥했다.

1회니만큼 시종일관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겠다. 그러나 위의 침대매트리스 실험의 경우처럼, 어디서도 소비자고발의 당위성을 찾지 못하는 사안들의 제시는 반드시 재고해야 할 문제다.

문제의 제기 후, 소비자자문단은 그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전문가들은 대안을 제시하며, 진행자들은 그것을 적절히 정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역할분담과 문제제기에 대한 정확한 대안제시가 우선이라 하겠다.

다시 돌아온 <불만제로 UP>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공익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란다.

MBC 불만제로 UP 남희석 이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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