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모든 메달이 소중하지만, 사상 첫 메달이라면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2008년 베이징에서는 '마린 보이' 박태환이 한국 수영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줬고, 2010년 밴쿠버에서는 모태범이 한국 빙속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김연아가 '피겨 불모지' 속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다.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과연 누가 사상 첫 메달을 안겨주게 될까. 아무도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하는 두 남자가 있다.양학선, 선배들의 '한' 풀어줄까그동안 체조 금메달은 항상 잡힐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여홍철이 1996년 애틀랜타에서 자신이 만든 '여2' 기술로 사상 첫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고질적인 착지 불안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여홍철 이후 2000년 이주형(평행봉), 2004년 김대은(개인종합), 2008년 유원철(평행봉) 등이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고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는 도마의 양학선이 선배들의 도전을 이어받았다. 2010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4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양학선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고'를 쳤다.두 바퀴 반을 비트는 여홍철의 '여2' 기술을 업그레이드하여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틀어 1,080도를 돌며 우승을 차지했고, 국제체조연맹(FIG)은 양학선의 기술에 '양1'이라는 이름과 함께 최고 난도인 7.4를 부여했다.양학선이 런던올림픽 남자 체조 도마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것은 '양1' 기술 덕분이다. 워낙 경쟁자를 압도하는 어려운 기술이기에 실수만 하지 않으면 금메달은 확실하다.하지만 어려운 만큼 실수할 가능성도 높아 위험 부담도 크다. 착지할 때 한 발의 뒷걸음으로도 메달 색깔이 뒤바뀔 수 있는 도마에서 양학선은 한국 체조의 '한'을 풀기 위해 쉴새 없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조호성, 12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한국은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1948년 런던 대회 때부터 사이클 종목에 나섰지만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육상, 수영 등과 함께 다양한 종목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사이클이기에 더욱 욕심이 났다.한국은 아시아 최고로 인정받는 조호성을 앞세워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호성은 이미 한 차례 아픔을 겪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출전했던 40km 포인트 경기에서 단 1점이 모자라 아쉽게 4위에 그쳤다.2004년 아테네 대회를 포기하고 경륜으로 '외도'를 시도해 많은 돈을 벌기도 했지만 올림픽 메달은 여전히 미련으로 남았고, 결국 조호성은 사이클로 돌아와 런던올림픽을 선택했다.조호성은 이번에 새롭게 생긴 '옴니엄'이라는 종목에 나선다. 이틀간 플라잉랩, 포인트 경기, 제외 경기, 4km 개인추발, 스크래치, 1km 독주 등 6개 종목을 하루에 3개씩 치러 각 순위를 합산하는 종목으로서 육상으로 치면 10종 경기와 같다.39살의 나이가 부담스럽지만 조호성은 지난 2월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린 영국 런던 트랙 월드컵에서 옴니엄 은메달을 따내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더구나 각 대륙별로 선수 숫자를 제한하는 '쿼터제' 도입으로 유럽 선수들이 줄어 조호성이 더욱 유리해졌다.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조호성이 과연 한국 사이클이 64년간 기다려온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