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교육은 이제 그만... 일제고사 폐지하라"

전교조대전지부, '일제고사폐지 대전교육주체 결의대회' 개최... 26일 '조퇴투쟁' 예정

등록 2012.06.25 21:26수정 2012.06.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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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실시되는 일제고사를 앞두고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지역 단체들이 25일 저녁 대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 대전교육추제 결의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26일 실시되는 일제고사를 앞두고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지역 단체들이 25일 저녁 대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 대전교육추제 결의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일제고사로 인해 선생님들은 말뿐 아니라 표정과 온몸으로 자기반의 성적부진아를 미워하게 됐다. 정말 우리가 왜 이래야 하나."

"심지어 우리 반에 누구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조금만 이상하면 특수반으로 보낼 궁리를 한다."

"일제고사를 앞두고는 예체능도 안하고, 심지어 청소도 안하면서 문제풀이, 마킹연습, 찍기연습을 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로 인한 피해사례를 발표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김정혜 전교조대전지부 초등동부지회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다시 "지겹도록 문제풀이를 시키고 난 뒤 교사가 교실을 나가면 학생들은 그 등 뒤에 대고 온갖 욕설을 한다고 한다"며 "이게 무슨 학교이고, 이게 무슨 교육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6일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일제고사를 앞두고 전교조대전지부는 25일 저녁 대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폐지 대전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00여 명의 전교조 소속 조합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일제고사 폐지! 참교육 실현!'이라고 쓰인 천글씨를 손에 든 참석자들은 '학사파행 부추기는 김신호는 각성하라', '무한경쟁 강요하는 일제고사 폐지하라', '일제고사 폐지하여 참교육을 실현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권성환 전교조대전지부장은 "이명박식 무한경쟁 교육은 친구를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만들어 이겨야 하는 대상, 짓밟아야 하는 대상으로 보게 한다, 그 교육의 정점에 바로 '일제고사'가 있다"며 "학교폭력도 바로 이런 교육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 우리는 징계를 각오하고 조퇴투쟁을 벌인다, 그러나 우리는 징계가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징계 받는 것 보다 학교가 황폐화되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 정책실장도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해도 일제고사는 표집형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 전집형 일제고사가 되었고, 실시 학년도 확대됐다"며 "이로 인해 학교교육이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물론, 심지어 교사가 찍기 방법을 가르치고, 부정행위를 방조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서도 "2012년 6월 대전의 학교현장은 배움터이기를 포기하고, 오로지 일제로사를 준비하느라 온통 홍역을 치르고 있다"며 "아이들은 '문제집 좀 그만 풀어요, 토 나와요'하고 짜증을 부리고, 교사들은 '이 미친 짓을 왜 해야 하나'하고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고사 대비 교육과정 파행 운영으로 아이들 웃음이 사라졌고, 예체능 수업이 국영수 문제풀이에 자리를 빼앗겼고, 야간에도 불을 켜 놓고 '나머지 공부'가 진행되고 있다"며 "학교가 이 모양이 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일제고사를 전집평가로 부활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제 '미친 교육'을 중단해야 한다, 교육공동체를 회복하고 사람을 기르는 교육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그 방법은 일제고사를 표집화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김신호 교육감은 일제고사 중단과 교육과정 파행운영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교과부에 대해서는 '전집형 일제고사를 표집형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러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한편, 전교조대전지부는 일제고사가 실시되는 26일 소속 조합원들이 학교에 '조퇴서'를 제출한 뒤, 상경하여 교과부에 민원을 접수하는 '교사 직접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제고사 #일제고사반대 #학업성취도평가 #전교조대전지부 #대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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