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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유희열씨! 스타일이 생길 것 같죠?

[공황패션]안테나뮤직 패션의 아이콘이란 이런 것인가

12.05.26 15:36최종업데이트12.05.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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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사의 꽃, '공항패션'을 하고 싶은데, 공항에 갈 시간이 없습니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패션을 모릅니다. 꼭 오뜨쿠뛰르와 쁘레따뽀르떼의 런웨이 위에서만 패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를 경악하게 만드는 '앗' 아이템이지만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패션, 종종 그 해 S/S·F/W 컬렉션의 트렌드는 벗어나지만 웃음을 주는 패션, 이를 '공황패션'이라 부르기로 합니다. [편집자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25일 방송의 주제는 '축제'였다. 새내기들이 입학하고, 여름을 맞이하는 무성한 나뭇잎이 교정을 메울 때 열리는 축제. 이날 방송에는 아이유, 용감한 녀석들, 지나, 페퍼톤스 등 축제와 어울리는 가수들이 초대돼 상큼한 분위기를 돋웠다. 첫 번째 게스트로 나선 아이유와 함께 축제는 새내기의 기운을 닮아 파릇파릇하게 시작했다. 문제는 복학생처럼 보이는 유희열이었다.

- 머리가 기르고 싶었던 복학생 스타일
지적인 이미지가 생길 것 같죠? 안 생겨요~

(왼쪽)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조정석과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유희열. 행커칩 대신에 꽂은 <토이스토리> 우디 인형이 돋보인다. ⓒ 명필름, KBS


이날 유희열은 80~90년대 유행했던 5:5 가르마의 정갈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와 객석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군 제대 이후, 사회인으로서 자유롭게 머리를 기르고 싶었던 복학생의 심정을 담은 헤어스타일이랄까. 그 역시 멋쩍었던지, '납뜩이' 스타일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늘어놓았다. 용감한 녀석들 박성광으로부터 "머리스타일, 촌스러워!"라는 독설도 들었다.

'올빽머리' 안에 숨겨 길러왔던 머리카락이 본색을 드러내자, 아이유가 '태평양 같은 이마'라고 추켜세웠던 광활한 얼굴의 일부분이 가릴 정도였다. 그동안 여성 게스트들을 '매의 눈'으로 훔쳐본 덕분에 변태력이 상승한 걸까. 유희열은 이 헤어스타일로 '캠퍼스의 지적인 오빠' 코스프레를 기대했겠지만, 정작 관심이 가는 것은 눈에 띄게 빨라진 모발의 성장 속도였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던 시청자들 역시 SNS 상에서 "언제 저렇게 머리가 자란 거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도 유희열은 게스트로 초대된 '9등신' 지나에게 "다리가 더 길어진 것 같다"는 다소 개인적인 욕망을 드러낸 인사말을 건넸다.

- 행커칩 대신 장난감
동심이 생길 것 같죠? 안 생겨요~

복학생 헤어스타일과 대조적으로 눈에 띈 아이템은 행커칩 대신 꽂은 인형이었다. 정확히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카우보이 캐릭터 우디 인형이다. '남자의 또 다른 멋'이라는 행커칩의 자리에 오히려 소년의 아이템을 매치해 '아이의 감성을 지닌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kidult)족의 느낌을 잘 살렸다.

마흔 두 살의 한국 남성이 소화하기에 다소 어려운 아이템을 택한 이유는 '어려보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 추측된다. 우디 덕분에 이날 유희열은 마흔 한 살 정도로 보였다. 동심보다, 변태력이 높은 남성들에게 이 아이템은 인형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들에게 "귀엽죠~ 한 번 만져 볼래요?"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불온한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 발목의 섹시 아이콘화
섹시함이 생길 것 같죠? 안 생겨요~

(위) 아가일 무늬의 양말과 (아래) 정재형이 작년 9월경 "희열이의 빈약한 발목과 저의 과감한 핑크색 스웨이드!"라는 평과 함께 트위터에 올린 사진 ⓒ 정재형 트위터


안테나뮤직은 뮤지션들의 발목을 섹시 아이콘으로 삼는 것일까. 안테나뮤직 소속의 루시드폴과 유희열, 정재형 등의 패션을 살펴보다 보면, 유난히 발목을 강조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동절기에는 정통 아가일(다이아몬드) 무늬의 목양말을 매치하고, 하절기에는 허연 '생발목'을 드러내는 편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25일 방송분에서는 하절기로 넘어가는 만큼 발목을 드러냈다. 최근 남성들의 짧은 바지 기장이 이탈리아 패션계로부터 부는 바람이라고 하나, 자칫 '수선의 실패'로 보일 수도 있는 스타일. 더군다나 '남성 44사이즈'를 입는다는 유희열의 '극세사 발목'은 종종 정재형으로부터 "빈약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때문에 그의 발목이 섹시 아이콘으로 여겨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나, 동절기 발목룩은 패션양말계의 한 부분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가일 무늬의 목양말이 '유희열 양말'로 불리며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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