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영혼' 감성 건축가 김준성, 그를 소개합니다

바람같은 영혼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감성 건축가 김준성

등록 2012.05.10 17:34수정 2012.05.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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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있다. 4월의 비를 지나 5월의 미소로, 겨울눈을 관통하여 봄 햇살에 와 닿는 바람을 닮은 사람이 있다. 히피의 자유영혼을 통해 새벽어둠 살포시 안은 작은 빛의 위대함을 따라 소나무 위를 훑고 다시 벚꽃들을 흩날리며 청계산을 돌아 우리 가슴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내가 없던 어제를 관통해 내가 없어질 내일에도 지저귀는 새소리에 잠을 깨는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수평선 너머 지는 저녁노을 끝자락에도 머무는 듯한  이 시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성 건축가 김준성을 만났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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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건축가 '천일의 약속' 장면에도 나왔던 김준성 건축가 사무실을 찾았다. ⓒ 임준영


"히피의 끝자락을 가진 사람처럼 배낭을 매고 4개월간 떠난 20살 청년시절의 남미여행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르헨티나하고 칠레를 통해 페루까지 들어가면서 귀신을 만나는 영적인 존재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20대 초기 쇼킹했던 첫 남미여행에서 미국, 유럽 히피를 만났던 경험들이 건축을 하면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이 세계와 감성에 눈뜨게 하며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이 사람을 키운다는 말이 있다. 건축가 김준성은 분명 여행이 키운 사람이다. 하지만 처음의 여행길을 떠날 때는 준비된 여행이 아니었다. 19살 그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가족전체가 브라질로 이민을 가면서 겪게 되는 '낯선 외출'에서 그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이민은 말 그대로 그 나라에 살기 위해 가는 것이라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던 젊은 시절이었다.

"브라질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학부만 10년 다니며 제법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서)건축과에 들어가 있었지만 그 당시 국내 상황이 자기가 좋아서 선택하기보다 상황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건축을 몰랐고 교양학부로 되어있어 한국에서는 건축에 대해 전혀 배운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방황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처음 시작한 것이 건축이라 브라질에서 일단 건축학교에 들어가 보면서 10년 동안 학부를 다니며 다른 것을 동경하며 계속 방황했지만 끝 무렵에 건축은 타고난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방황했던 시간들이 너무 고맙고 좋았습니다. 고 1 아들이 건축을 하겠다고 하면 다른 분야를 먼저 공부하게 할 것 같습니다. 30대 초쯤 성숙해져서 시작해도 맞는 분야가 건축인 것 같습니다."

그는 영화에 대한 동경이 많다. 영화를 공부할까 생각한 적도 있다. 모아둔 DVD만 7백 편이 넘고 옛날 좋은 영화들도 많다. 컬렉터가 그렇듯 봤던 영화 중 꼭 갖고 싶은 영화만 장르 구분없이 모은 거다. 히피의 피가 여전히 남아 자유롭고 틀을 거부한다.


"건축가들이 보통 한량이라고 해서 술을 잘하시죠. (하하) 운동하는 분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 영화 3~4편을 봅니다. 거의 잡식이라 장르와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봅니다. 술 역시 종류를 안 따지고 마십니다."

한국을 떠나 25년 만에 돌아온 그가 파주 헤이리 프로젝트에서 초기 건축코디네이터로 지명 받아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활동하면서 세계 건축의 흐름과 풍부한 감성을 통해 다른 건축가와 협업하면서 좋은 결과를 전하게 된다.

"너무너무 소중한 작업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안에서 (헤이리 아트 밸리 같은)건축사건이 일어난 것은 큰 계기가 됩니다. 건축을 떠나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자칫 캐릭터가 강한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색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것만 고집할 때가 있다. 그래서 화합과 소통으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한 부분에만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그는 처음부터 방황이라는 자유를 통해 유유히 흘러가는 자연의 물과 바람을 관통해서 건축가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다.

"옛날에는 새로운 것과 발랄한 것, 뒤집어졌다가 섰다가 했던 것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스위스 건축가 피터 쥼스의 재료와 건축에 임하는 자세, 엄격함이 좋아집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엄격한 총 관리로 탄생되어 지는 건축이 참 소중하다고 느끼게 되고 좋아하게 됩니다."

그의 길을 이끌었던 훌륭한 건축가와 좋아하는 건축가가 있다.

"포르투갈에 계신 80이 다 되어 가시는 시자 선생님과 스승이자 직장 보스였던 스티븐 홀 에게 직접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내 현재 작업하시는 분 중 조성록, 이성관 두 분은 정말 소중하게 생각되시는 분들입니다. 총괄적으로 매니저하고 진행하는데 나이 들어까지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모두 그래야하는데 우리는 너무 빨리 연필을 놓는 것 같습니다. 배울 것도 많고 인간적으로 너무 좋습니다."

그는 후배 건축학도들에게도 말한다.

"옛날에는 타 대학에 나갈 때 장황하게 말했지만 지금은 '좋아서 해라, 그래야 생존한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진에 대해서도 깊이를 더한다.

"있는 것을 그대로 기록해 달라고 한다면 저는 좋아하지도 않고 부탁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감의 차이가 있지만 다소 과장이 되더라도 건축도 하나의 재료이니까 재료를 가지고 하나의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이 사진작가로서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통해 저희들이 못 봤던 것도 느낄 수 있으니까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임정의 건축 사진작가와의 인연도 말한다.

"건축가들이 임 선생님께 모델사진을 부탁하지 않습니다. 모델사진은 밝게 잘 보여야하는데 빛과 그림자를 중요시 하는 임 선생님은 빛을 강조해서 흑백톤으로 찍어 일반 건축가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임 선생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임 선생님과 같은 작가들에 많이 동의합니다. 기계적으로 찍는 것보다 건축의 또 다른 의미, 숨겨진 본성들이 들어나는 임 선생님과 같은 사진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사를 많이 다닌 그가 최근 안착한 지금의 사무실은 1년 반 전 준공된 곳으로 얼마 전  드라마 '천일의 약속' 中 남자 주인공 김래원이 건축가 사무실 공간으로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죽음을 앞둔 한 여자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지던 젊은 건축가의 로맨스가 되살아나는 듯하다.

그의 건축 작업은 어떨까.

"건축에 있어서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일마다 다 다르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차근차근히 과정과 관계를 밞아 나가야 합니다. 이 건물도 설계만 1년 반, 지어지는 과정이 2년 넘게 되어 총 4년 넘게 걸렸습니다. 과정을 진행하면서 어느 순간에 디자인하고 그것이 끝난 다음 짓는 것이 아니라 짓는 순간에도 역동적으로 변경이 되고 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의 작업은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 건축의 기본적인 공학 원칙에 그가 좋아하던 영화의 장면과 전체 줄거리 테마가 건축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자유영혼으로 충만된 세계 작가들이 '방황과 여행'을 통해 담고 싶었던 간절한 욕망의 조각과 회화 작품들이 소재가 돼 프로젝트화 되기도 한다.

브라질, 포르투갈, 뉴욕, 일본 등 30년 동안 세계 건축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감성 건축가 김준성.

그를 이끌었던 강렬한 끌림은 스무살 청년시절 첫 여행길, 페루에서 만난 영적 존재감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고귀한 영적 감성을 배우고 다양한 문화를 접한 그에게 오랜 방황은 건축가라는 직업을 만나기 위한 숙명적이고 고귀한 여정이었다.

덧붙이는 글 | 6월 창간호'MADE'에 실리는 내용입니다. 'MADE'는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잡지입니다. "건축과 환경 그리고 사진과 디자인"은 MADE가 집중하고자 하는 문화예술부분이며 각각의 매체가 서로 어우어러져서 현대 문화를 표현하고 대중이 쉽게 접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아이콘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M.A.D.E가 각각 내포하는 의미는 M은 현대를 A는 건축을 D는 디자인을 E는 환경을 의미합니다.(M=Modern/ A=Architecture/ D=Design/ E=Environment)
건축이라는 요소가 디자인 혹은 환경이라는 요소를 만나 사진으로 새롭게 표현되는 모습들, 그 다양한 모습들을 대중에게 패션처럼 친밀하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MADE는 광고수익으로 운영되며 수익의 일부는 건축과 환경 그리고 사진과 디자인 발전을 위해 기부됩니다.


덧붙이는 글 6월 창간호'MADE'에 실리는 내용입니다. 'MADE'는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잡지입니다. "건축과 환경 그리고 사진과 디자인"은 MADE가 집중하고자 하는 문화예술부분이며 각각의 매체가 서로 어우어러져서 현대 문화를 표현하고 대중이 쉽게 접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아이콘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M.A.D.E가 각각 내포하는 의미는 M은 현대를 A는 건축을 D는 디자인을 E는 환경을 의미합니다.(M=Modern/ A=Architecture/ D=Design/ E=Environment)
건축이라는 요소가 디자인 혹은 환경이라는 요소를 만나 사진으로 새롭게 표현되는 모습들, 그 다양한 모습들을 대중에게 패션처럼 친밀하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MADE는 광고수익으로 운영되며 수익의 일부는 건축과 환경 그리고 사진과 디자인 발전을 위해 기부됩니다.
#김준성 #MADE #메이드 #감성 건축가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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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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