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MBC <100분 토론> '<나꼼수>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에 출연한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 MBC
잠시 상상을 했다. 어쩌면, 이건 심야에 방송되는 프로그램(그것도 시사토론 프로그램) 하나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려놓기 위한 방송국의 '꼼수'가 아닐까.
한 차례 '신촌 냉면집 논란'이 불거졌던 MBC <100분 토론>(이하 <백분토론>)이 13일 방송된 '<나꼼수>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로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패널로 출연한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발언 때문이다.
이날 김 위원의 발언을 살펴보자. 그는 <나꼼수>에 대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며 "<나꼼수>는 소통 문화를 더 경박하게 만든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은 "한국 인터넷 소통문화는 선진국에 비해 대단히 경박하다"며 "요즘 청년들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을 시간과 공간이 없어 경박한 문화로 흐를 수 있는데 <나꼼수>가 이런 경박한 문화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말로 인터넷 문화 역시 "경박하다"고 평가했다. 2008년 일어난 촛불집회를 '촛불난동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덤이었다.
김진 논설위원은 <나꼼수>에 비판적인 패널로서 출연한 것이기에, 그의 비난은 어느 정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백분토론>에 임하는 그의 태도는 낯 뜨거웠다. 방송 내내 격앙된 반응으로 말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에 진행자인 황헌이 "침착하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사실 관계가 결여되어 있다"며 <나꼼수>를 비난하던 김 위원은 토론 중 "젊은 경찰관 2명이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린치를 당했다"는 주장을 했다. 이는 사실이다. 지난 2008년 7월 27일, 촛불집회가 있었던 보신각 뒷쪽에서 전경 두 명이 시민들에게 붙잡혀 무장해제를 당하고, 윗옷까지 벗겨진 채 돌아간 일이 있었다. (관련 기사: 촛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시민 수백여명 종로일대서 게릴라 시위) 그러나, 이를 주장하려면 적어도 관련 기사 한 장 정도는 가지고 나오는 성의를 보였어야 했다.
여기에 반대편 패널인 정청래 전 의원의 발언을 꾸준히 잘라먹는 건 예사였다. 다른 쪽의 발화를 막아서고, 일방적으로 입장을 전하는 것이 좋은 토론의 자세라고 할 수 있을까. 자, 이제 묻겠다. 13일 <백분토론>은 프로그램의 제목에 걸맞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