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한마당'에 '세계유기농대회'는 없다

'유기농대회 홍보 위해 행사비 부담' 명분 약해져... 예산 낭비 지적 따를 듯

등록 2011.08.12 15:03수정 2011.08.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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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한마당에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는 없었다. 지자체가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비의 반 이상을 부담하고도 부담 명분이 됐던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 정명현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에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는 없었다."

태권도와 유기농이 무슨 관련이 있나 하고 생뚱맞아할 수 있다.

지난 10일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 56개국 해외선수와 임원 약 3700여 명 및 지역주민, 태권도인 등이 참가한 가운데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의 막이 올랐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는 국기원과 남양주시가 공동 주최한다. 대회에는 총 8억 원이 사업비가 투입되며, 이 중 남양주시가 절반이 넘는 4억5000만 원을 부담했다.

남양주시는 남양주 지역의 태권도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세계유기농대회의 사전홍보를 개최 및 사업비 부담 이유로 들었다. 특히, 태권도한마당을 통해 국내·외에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를 사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일부에서는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남양주시의 부담액이 과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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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에서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남양주시체뮹문화센터에서 오는 13일까지 국 내.외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열린다. ⓒ 정명현


그럼 이번 태권도한마당에 세계유기농대회가 잘 홍보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2011 세계태권도한마당에는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양주시의 홍보활동은 개막일인 10일과 11일 양 일간 세계유기농대회를 위한 홍보활동으로 작은 홍보부스 1곳과 체육관 내 현수막 2곳(한글 및 영문 각 1장) 설치, 태권도한마당 안내 책자 내 2면이 전부다.

정작 홍보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는 애드벌룬이나 체육관 건물 앞 및 옆면 입구, 체육관 주차장 변, 체육관 복도, 체육관 내 대형스크린에는 태권도한마당을 알리는 '국기원' 글자만 크게 보일 뿐 세계유기농대회를 알리는 남양주시 홍보물은 전혀 설치돼 있지 않다.

설치돼 있는 홍보시설이라 할지라도 홍보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체육관 입구 쪽에 설치돼 있는 홍보부스의 경우 약 9㎡ 규모로, 부스내에는 유기농대회 홍보 카탈로그와 팸플릿, 기념품(종이 연필) 만이 진열돼 있었으며, 국내·외 태권도인이나 주민을 유인할 만한 것은 거의 없었다.

실제 본지 기자가 부스를 방문했을 때 직원 외 아무도 없었으며, 체육관내에서 행사가 치러지는 동안에도 부스를 찾는 수는 극히 적었다. 특히 부스에는 단 1명 만이 상주해 있어 홍보를 위한 형식적 부스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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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한마당에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물은 어디 있나 남양주시는 세계유기농재회의 홍보를 내세워 세계태권도한마당 행사비의 50%가 넘는 4억5천만 원을 부담하고 있지만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는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정명현


또한 11일의 경우 당일 행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체육관 내에 많은 선수와 방문객이 있었음에도 남양주시 유기농 홍보부스는 5시를 조금 넘은 시간 이미 부스 커버를 내리고 폐쇄한 상태였다. 반면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구리남양주교육청의 경우 4개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이벤트로 방문객들을 끌고 있어 남양주시와 대조를 보였다.

또 체육관 내 한글과 영문 유기농대회 홍보 현수막은 국기원 현수막 좌우에 위치해 있었다. 국기원 현수막에 비해 눈에 잘 띠지 않아 일부러 보려고 하기 전에는 홍보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92페이지 분량의 태권도한마당 안내책자에는 앞면이나 뒷면도 아닌 책자 속 후반부에 한글과 영문 각각 1면씩 2면이 게재돼 있었다. 특히 이 안내책자는 체육관을 찾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 홍보효과가 더욱 의심됐다.

이 때문에 남양주시가 많은 사업비를 부담하면서도 홍보효과는 누리지 못하고 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참가자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한 참가자는 "사업비의 반 이상을 부담해 놓고 정작 목적인 홍보효과는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들러리로 추락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특히 체육관 내 대형스크린의 경우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을 제외하곤 대부분 체육관 내부를 배경으로 정지해 있었으며, 이따금 대회 관계자 등의 인사말을 내보내는 게 전부였다. 이 때문에 스크린의 홍보효과가 가장 큰 만큼 이 스크린에 남양주시와 세계유기농대회 홍보영상을 삽입해 대회 참가자들에게 내보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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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기농대회 홍보효과는 있나 남양주시는 태권도한마당이 열리는 행사장 입구 쪽 한 편에 소형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부스를 마련했지만 방문객이 적어 썰렁하고, 당일 행사가 종료되기 전에 폐쇄해 홍보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 정명현


이에 따라 남양주시는 세계유기농대회의 성공을 위해 남은 기간만이라도 대형스크린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야 하는 것은 물론 체육관 파견돼 있는 남양주시 공무원들도 한마당행사 지원 외 세계유기농대회 홍보를 위한 활동도 적극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는 내달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북한강변과 남양주체육문화센터 등 일원에서 IFOAM(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 주관으로 세계 110개국 750여 유기농 관련 단체와 농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남양주.구리최초 인터넷신문 '남양주타임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남양주.구리최초 인터넷신문 '남양주타임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유기농대회 #세계태권도한마당 #남양주 #국기원 #남양주체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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