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불법파견 '스톱'..."간호조무사 직접고용하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화순전남대병원과 용역업체에 불법파견 시정명령

등록 2011.07.28 13:30수정 2011.08.03 08:09
0
원고료로 응원
a

민주노총과 보건의료노조는 7월 27일 '간호조무업무 불법파견 근절 및 정규직화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보건의료노조


처음으로 병원 현장의 불법파견이 인정됐다.

2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이 지난 1월 12일 화순전남대병원을 상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파견법 위반으로 화순전남대병원장과 도급회사인 (주)제니엘휴먼 대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아울러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직접고용 해당 당사자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소송자로 나선 보건의료노조 광주지역지부 조합원 46명 중 32명에 대해 직접고용 대상자라고 시정 지시했다. 간호조무업무는 파견금지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조무업무를 하고 있는 24명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것이고, 파견법에 일정기간 초과해 사용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도록 하고 있어 2년 이상 파견근무하고 있는 9명에 대해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다.

또한 2007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 7명에 대해서는 옛 파견법을 적용해 이미 전남대병원 직원이라고 판단했다. 2007년 6월까지 시행된 옛 파견법은 사용자가 파견근로자를 2년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 그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간호조무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2년 미만 근무했기 때문에 직접고용 대상자는 아니지만 전남대병원 측이 직접 업무지시를 한 만큼 불법도급을 시정하라는 것이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훈)은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7월 27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간호조무업무 불법파견 근절 및 정규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의 처리 결과는 처음으로 병원 현장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는 면에서 환영하나 조치 내용은 부분적 직접고용 지시로서 여전히 미흡하고 간호조무사 업무 등을 하고 있는 당사자는 당연히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실, 혈관조영실, MRI, CT, 중앙공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조인력에 대해서도 불법도급을 인정한 만큼 병원 현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마땅히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불법도급으로 인정된 보조업무 역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의 특성상 의료인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업무를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인력파견업체가 관할토록 하는 것은 발상 자체가 그릇된 것이며 반생명, 반윤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소극적으로 법 위반 사항만 피해갈 것이 아니라 근본대책으로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 소속의 공공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파견이 횡행했다는 사실은 정부 스스로가 비정규직 양산에 앞장서온 반서민 정부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화순전남대병원의 사례를 계기로 유사 사례가 병원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직시하고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국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서도 병원 현장에서 환자와 직접 대면할 수밖에 없는 병동, 외래는 물론이고 연관성이 높은 수술실, 혈관조영실, MRI, CT, 중앙공급실 등의 보조인력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와 함께 이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할 수 있도록 강력한 행정력을 발동해야 한다"고 말한 뒤, "이를 위한 사전조치로 화순전남대병원과 도급업체 (주)제니엘에 대해서 엄중한 사법처리로 더 이상 병원 현장에서 불법파견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많은 병원 현장에 간호조무사 등의 유자격자가 해야 하는 업무를 업무보조라는 이름아래 무자격자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파견법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한 것으로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고 자칫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어서 발본색원 해 척결하는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화순전남대병원의 불법파견 사례를 계기로 국민의 생명과 밀접한 병원에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불법파견을 근절함과 아울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갈 것"이라며 "전체 노동계가 함께하는 투쟁으로 확산해 가고 간호조무사직을 대표하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환자의 권익신장에 앞장서 온 환자단체 등과도 연대해 실태조사와 함께 강력한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 화순전남대병원은 불법파견 업무보조 인력을 즉각 정규직화할 것 ▲ 정부는 화순전남대병원과 도급업체인 (주)제니엘을 엄중 사법처리 할 것 ▲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병원 현장에서 화순전남대병원 유사사례를 전면 조사하고 이를 근절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강력 행정 조치할 것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 박미경 기자는 보건의료노조 선전부장입니다.
* 이 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미경 기자는 보건의료노조 선전부장입니다.
* 이 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 #간호조무 #불법파견 #정규직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