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은 다이버를 왜 머구리라 불렀을까

신월동 해양정화 활동나선 여수시스쿠버연합회……어민들 훈훈

등록 2011.03.20 15:02수정 2011.03.20 15:0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생활체육 여수시스킨스쿠버연합회가 23일 창립을 앞두고 수중정화 봉사활동에 나섰다. ⓒ 심명남


"스쿠버 다이빙이 지역에선 레저로 인식 받기가 참 어려운 실정입니다. 우리가 레저를 즐기면서 지역을 위해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고도 동호인들의 권익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확산시키려는 것이 우리 생활체육 연합회의 목적입니다. 그런 취지로 일을 추진할 것입니다"


여수바다 살리기 수중정화운동에 나선 박재성 전무이사의 말입니다.

일명 머구리라 불리는 잠수부들이 2012년 해양엑스포를 앞두고 신월동 넘너리 선착장 앞에서 19일 바다정화 활동에 나섰습니다.

여수 신월동 넘너리항에 위치한 신월 어촌계는 여수수협 내 120개 어촌계중 가장 규모가 큰 어촌계로 어촌계원만 420명입니다.

이곳에서 7년째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박영수(59)씨는 "지금은 뱃사람들의 인식이 변해 쓰레기를 일부러는 안 버리는데 옛날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아직 많다"며 "수중 정화활동이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입니다.

a

수중정화 활동에 나선 여수생활체육 스킨스쿠버연합회 이민식 회장(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심명남


이날 수중정화 활동에 나선 이민식 회장(여수생활체육 스킨스쿠버연합회)은 "여수의 모토는 2012년 해양엑스포다"며 "엑스포가 성공하기 위해 회원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해양 정화활동에 나서 아름다운 여수바다를 가꾸어 나갔으면 좋겠다"라며 "해양 엑스포의 주제인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만들자"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습니다.


왜 '머구리'일까?

'머구리'란 말은 함경도 방언으로 개구리의 고어(古語)입니다. 그 뜻은 물속에서 잠수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명 직업 잠수부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어민들에겐 아직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것은 불법 잠수부들의 무분별한 채집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바다에선 불법포획을 자행하는 머구리와 어촌계간 쫓고 쫓기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제는 법으로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다이빙 인구에 대한 다이버들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이빙 포인트 개발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a

국민생활체육 여수시스킨스쿠버연합회 수중정화 활동 모습 ⓒ 심명남


우리나라 스쿠버 다이빙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6·25사변과 함께 해군 전역자들로부터 스쿠버 다이빙이 보급된 이후 국내의 다이빙 인구는 5만 여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도 해마다 약 5000여명의 동호인이 늘어나는 추세로 점점각광받고 있는 수중 레포츠인 다이빙.

머구리에서 시작한 스쿠버 다이빙은 이제 스포츠나 레크리에이션으로 변신했습니다. 국내에서 스포츠 다이빙 용어를 처음쓰기 시작한 것은 70년대를 거쳐 80년대에 비로소 널리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이후 95년을 기점으로 다이빙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납니다.

그것은 한국수중사진연구회원인 고태식(해군UD전역)씨가 수중비디오 촬영으로 방송에 진출해 수년간 스쿠버 다이빙 이야기를 방송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입니다. 이후 동호인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부정적인 다이빙의 인식이 차츰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날 정화활동에 나선 40여명의 회원들은 바닷속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건져 올렸습니다. 바닷속에는 대형 폐타이어와 함께 폐 어구, 불가사리 등을 수거했습니다. 이것을 지켜본 신월동 어촌계 주민 배의성(62)의 얘기 입니다.

a

생활체육 여수시스킨스쿠버연합회가 23일 창립을 앞두고 수중정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 심명남


"작년에도 이런 행사가 있었죠, 이곳은 어민들이 수족관에 고기를 많이 키우다 본께(보니까) 바다 청소를 하고 나면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상가 주민들이 좋아해요. 바다 청소를 하고 나면 물이 깨끗이 정화되지만 장비가 없으면 아무나 못하잖아요."

다이빙용 드라이슈트를 입은 다이버들이 무척 힘들어 보입니다. 드라이슈트는 물은 일절 안들어 가지만 착용시 꽉 조여지다 보니 숨쉬기가 곤란합니다. 그럼 이곳 바닷속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정화 활동을 벌인 다이버 들의 얘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바닷속은 뻘 물 때문에 시야가 잘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뭍에는 바람이 안 불고 잔잔한데 물속은 부유물이 많아 조금만 움직여도 시야가 안 나옵니다. 큰 타이어는 줄이 없으면 못 끌어 올리기 때문에 물 밖에 있는 회원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합니다" (박일웅 사무국장)

"수심이 5~6m 밖에 안되지만 바다수온이 아직도 찹니다. 이곳 바다는 비교적 깨끗한 편인데 다른 해안에 비해 쓰레기가 많지 않네요" (네오클럽 이순일씨)

"봉사활동을 하고 나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우리 클럽도 매월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계획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게 잘 안 됩니다, 앞으로 연합회에서 이런 행사를 하면 자주 참석하겠습니다" (잠수협회 현광순씨)

a

여수 신원동 넘너리 항구 너머로 요트가 순항중이다. ⓒ 심명남


한편 국민생활체육 여수시스킨스쿠버연합회는 23일 오후 6시 30분 학동 포에버웨딩 컨벤션에서 창립식 및 초대회장 취임식을 가집니다. 여수에는 네오클럽을 비롯해 22개 클럽과 40여명의 임원으로 구성된 스쿠버 연합회는 이날 창립식을 통해 힘찬 출발을 선언합니다.

연합회 측은 해양관광 거점도시 여수에서 스킨스쿠버 발전과 보급에 힘써주신 원로 해양인들과 동호인을 초대해 해양인의 한마음 축제를 통해 향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수중정화활동 #다이버 #머구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3. 3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4. 4 "총선 지면 대통령 퇴진" 김대중, 지니까 말 달라졌다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