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왠 유어 스트레인지 스틸컷 ⓒ 조제 <왠 유어 스트레인지>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 몰이를 했던 슈퍼밴드 '도어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혹자는 '도어즈'를 이야기하면 항상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이었던 짐 모리슨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1990년대 초반에 나온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도어즈>조차도 짐 모리슨을 중점에 두고 영화를 풀었기 때문이다. 리드 싱어이자 '도어즈'의 음악을 완성시켰던 짐 모리슨은 밴드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다. 그가 사망한 이후 '도어즈'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해체되었단 것은 그룹 리더로서 짐 모리슨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보여주는 반증이다.'도어즈'란 밴드 이름 역시 짐 모리슨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월리엄 블레이크의 시구 '인식의 문'에서 밴드 이름을 따왔다. 이후 LA에서 연주활동을 시작한 '도어즈'는 일렉트릭 레코드로사에서 음반 발매를 하게 된다. 첫 앨범이 발매된 후 그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히피 뮤지션의 대명사로 군림한다. 하지만 1971년 7월 3일 짐 모리슨이 목욕 도중 마약을 과다 사용해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슈퍼밴드의 탑도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밴드지만 그의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지면서 힘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때 그의 나이 27세였다.<왠 유어 스트레인지>는 철저하게 짐 모리슨의 이야기만 다룬다. 이 작품은 '도어즈'란 밴드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짐 모리슨이란 인물을 추적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그 흔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는다. 톰 디칠로 감독은 조니 뎁의 내레이션과 실제 짐 모리슨이 찍었던 영상물과 공연 모습만으로 그의 삶을 추적하고 당시의 문화를 이야기 한다. 그가 당시 미국 사회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으며 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하게 과거의 기록으로만 찾아내려 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짐 모리슨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큐멘터리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짐 모리슨 팬 입장에서 만든 추모영상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짐 모리슨에 대한 애정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큰사진보기 ▲ 왠 유어 스트레인지 스틸컷 ⓒ 조제 반면에 이 작품은 공격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도어즈'란 밴드는 짐 모리슨 혼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리 당시 그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도어즈'의 멤버였던 레이 만잘렉(키보드), 로비 크리거(기타), 존 덴스모어(드럼) 같은 사람들에 대해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은 너무하단 생각을 하게 만들 가능성 역시 있다. 하지만 여태껏 나왔던 '도어즈'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 대부분이 요절한 천재 보컬리스트 '짐 모리슨'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한 곳에서 나온다. 바로 대중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이 그의 삶과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 역시 그런 대중들의 호기심에 철저히 부합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집요하게 짐 모리슨만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왠 유어 스트레인지>는 아무리 되새겨봐도 짐 모리슨에 대한 애정을 듬뿍 가지고 만든 다큐멘터리다. 이런 부분들은 너무나 한 곳에 집중된 다큐멘터리의 방향을 보면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처음부터 사심이 듬뿍 들어간 다큐멘터리인 만큼 슈퍼밴드 '도어즈'의 심장이었던 짐 모리슨에 대해서 끊임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도어즈'란 밴드를 잘 알고 있으면서 짐 모리슨 음악에 심취해 있는 관객들이라면 나름의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공연 모습과 실제 그가 찍었던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에서 '도어즈'의 음악이 미국만큼 대중들에게 큰 인기가 없었다는 것과 조금이라도 '도어즈'의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 알고 싶었던 관객들이라면 이 다큐멘터리가 전해줄 수 있는 즐거움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짐 모리슨 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