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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 힘들다고요? 그럼 동호회 한 번 가입해 보세요"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회장, 동호회 활동 적극 추천

09.11.10 11:30최종업데이트09.11.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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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동호회장. ⓒ 한승호


서울 서초구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이동윤 원장은 '달리기' 애호가다. 단순한 '애호가' 수준이 아니라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만 140회가 넘는 '선수급' 애호가다.

이 원장은 현재 마라톤을 좋아하는 동료 의사들이 모여 만든 '달리는 의사들'이란 마라톤 동호회에서 회장을 맡고 있다. 그것도 누가 달리기 애호가 아니랄까 2002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7년간 회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그런데 이 원장도 처음부터 '달리기'를 즐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천천히 한걸음씩 내딛는 '등산'이 취미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전공의 시절 시간이 부족해 등산을 즐기기 어렵게 되자 학교 운동장을 달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그가 달리기 애호가로 변화하게 된 계기다.

하지만 달리기를 즐긴다고 해서 누구나 마라톤을 하지는 않는다. 도대체 '달리기'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가 140번이나 풀코스를 완주하게 만들었을까. 이유를 물었더니 되려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장 기자님은 달리기 안 해보셨어요?"

달리기를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 기자 역시 잘은 아니지만 '열심히'는 뛰는 편이다. 솔직히 요즘도 뱃살제거를 이유로 가끔씩 달리고 있고. 하지만 솔직히 이 회장처럼 달리기에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솔직히 달리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고 고백하자 이 회장은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달리기는 말이죠 규칙적으로 일정 기간 하게 되면 몸에 '리듬'이란 걸 만들어 놓습니다. 그렇게 한 번 생긴 리듬이 깨어질 경우 생활의 조화가 망가지게 돼죠. 물론 몸의 컨디션도 나빠지고요. 대신 그러한 리듬을 지켜나가면 몸의 건강뿐만아니라 생활의 활력까지 배가 되죠."

결국 달리기를 취미로 삼을 생각이라면 최소한의 '꾸준함'은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의미에서 '중독'아니냐"고 묻자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중독일 수 있겠다"며 선뜻 동의했다. 

그런데 이 회장의 달리기 '중독'에는 나름의 계기가 있다. 1997년 처음으로 출전한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를 한 것이다. 그것도 '풀코스'를. 그는 풀코스 완주 직후에는 힘이 들어 아무런 느낌도 없었지만 다음날부터 '완주' 생각만 하면 온몸이 기대감으로 들떴다고 한다. 그 맛에 빠진 그는 마라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동호회 활동이 많은 도움 가져다 줄 것"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동호회장. ⓒ 한승호

이 회장은 인터뷰내내 달리기(마라톤)의 좋은 점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동호회 가입을 통해 마라톤을 배우라고 권유했다. 이 회장은 동호회를 통한 마라톤 배우기의 최고 장점을 '재미'와 '실력향상'을 들었다.

"동호회에 가입해 마라톤을 배우게 되면 일단 제일 먼저 자신의 실력에 맞는 수준으로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자신의 현재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거리는 언제, 얼마를 늘려야 하는지 등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단계적으로 배우다 보면 무리한 운동으로 부상을 당하는 것도 예방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달리기를 더 재밌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동호회 마라톤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겠죠. 혼자 달리는 일은 솔직히 지겨울 수 있는데 좋은 동료들과 같이 달리면 훨씬 재밌게 달릴 수 있는 거죠."

어쩌면 그가 이처럼 동호회 가입을 적극 권장하는 것은 본인의 경험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던 97년도를 떠올리며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처음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때만 해도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요. 각자 자신의 경험이 최고의 자산이었죠. 그만큼 힘들게 연습하고 달릴 수밖에 없었던 거죠. 하지만 요즘은 컴퓨터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잖아요. 또 각 지역마다 마라톤 클럽들이 거의 다 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편안하게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죠. 달리기 선배들의 소중한 경험과 조언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거죠."

이런 이유 때문일까? 2000년 10명으로 출발한 '달리는 의사들'은 만 10년이 지난 지금 1000명 가까운 회원을 두고 있다. 이미 전국에 걸쳐 지역별 모임을 둘 만큼 성장했고, 6년전부터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 마라톤대회까지 개최하고 있다. 

어차피 선수들처럼 '분초'를 다투며 뛰는 게 아닌 이상 뛰는 것 자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이 회장. 그는 이제 마라톤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달리기에 관심이 생길 수 있도록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제일 중요한 건 동호회 활동이라고 봅니다. 혼자하지 마시고…. 그래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경쟁도 하고, 어떤 때는 위안도 받고. 그렇게 서로 어울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런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저절로 달리기를 즐기게 되고 그러면 마라톤 풀코스 완주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먼저 즐기는 방법부터 찾으십시오."

덧붙이는 글 이 인터뷰는 11월 9일 저녁 압구정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했습니다.
마라톤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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