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시우씨, '한강 하구' 주목하는 까닭?

2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평화와 통일 이야기" 강연 ... "유엔사령부 어떻게?"

등록 2009.09.29 09:26수정 2009.09.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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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인가.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어떤 이는 발바닥이라 하던데, 아픈 곳이 중심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도 아픈 곳이 중심이고, 세계도 빈곤 등으로 아픈 곳이 중심이다. 아픈 곳이 몸과 세상의 중심이다. 아픔과 함께 하는 것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소외된 곳과 함께 하면 힘들기도 한데, 그럴수록 세상의 중심이 된다."

'평화 사진작가' 이시우(42)씨가 "통일과 평화 이야기"를 하며 한 말이다. 1995년과 2007년 두 차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람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사진집 <비무장지대에서의 사색>과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를 펴낸 그는 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운동과 대인지뢰 반대운동에 앞장 서고 있다.

사진작가 이시우씨. ⓒ 윤성효


그는 2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강연했다. '유라시아 체계'와 '한강 하구'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땅에서 평화와 통일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그는 통일은 유라시아 대륙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하고, 유라시아의 '의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해방 이후 이승만, 김일성, 박헌영, 김구, 여운형 중에 누가 유라시아의 의제를 가장 잘 설정했을까? 이시우씨는 '반공'이라는 의제를 던진 이승만을 꼽았다.

"이승만은 반공의 화신이 되어 있다. 당시 반공은 유라시아 전체의 의제였다. 우리는 민주화를 겪으면서 반공을 옛날 의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민주화는 남한만의 의제였지 남북의 의제는 아니었다. 지금 이명박정부 들어 옛날 반공 의제로 회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고 했던 것은 이승만을 부활하자는 것이고, 반공이다. 반공을 놓고 보면 이승만은 스승이고 박정희는 제자다. 이승만이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우리한테 큰 불행이다."

북핵 문제도 하나의 의제로 설명했다. 이시우씨는 "90년대 미국이 핵 확산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북한은 핵을 의제로 내세웠다"면서 "김일성-김영삼 회담이 예정되었을 때 통일의 가장 좋은 시기였는데 놓쳤다"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에서 우선 순위로 따지면 북한은 몇 번째일까. 실제 '북한문제'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최하위권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아쉬울 게 없다. 그런데 '북핵문제'가 터지니까 외교의 1순위가 되었다. 북핵이 유라시아의 의제가 되니까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북핵문제'와 '북한문제'는 다르다."

이시우씨는 "미국은 북핵문제만 해결하고 북한문제는 그대로 끝내버리고 싶어 한다"면서 "북핵문제만 해결하느냐 북한문제까지 해결하느냐가 북-미간 외교 줄다리기의 핵심이며, 북한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게 통일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이시우씨는 2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지금 북-미 관계는 신문에 나오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진척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를 비판만 하고 있을 것인가. 나중에 너희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무어라고 말할 것인가. 그래서 이는 이명박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한을 제쳐놓고 북-미간의 문제를 해결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 것인가.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시우씨는 "남북교류는 결국 전략적 의제를 누가 주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10.4선언 때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남북이 꼭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해 놓았는데, 이명박정부가 이행하려고 하지 않으니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미 군사관계를 '한국주둔미군', '한미연합사령부', '유엔사령부' 가운데 어느 것으로 보는지가 중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보수층도 주한미군이라고 하면 반감을 가지는데, 유엔사령부의 개념으로 보면 보수적인 시각에서도 반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사훈련 때 진해미군기지에 들어오는 잠수함이 '핵'을 장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녹색연합에서 진해 기지에 들어온 게 '핵잠수함'이라고 사진을 찍어 공개했더니, 반대측에서는 핵을 장착한 게 아니고 핵 연료로 움직인 것인데 무엇이 잘못이냐고 따진 적이 있다"며 "미국에서 공개된 각종 자료를 분석해 보면 진해에 들어온 잠수함은 4기 중 1기 이상은 핵이 장착돼 있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우씨는 "북한이 핵 사찰을 받겠다고 나올 경우, 남한의 핵에 대해서도 동시에 사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다"며 "터지면 핵 피폭과 같은 효과를 내는 열화우라늄탄은 핵무기로 분류하는 게 평화운동단체의 입장인데, 그것은 수원과 오산, 청주기지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이시우씨는 28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그는 '한강 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곳은 군사분계선도 아니고 비무장지대도 아니다. 2005년 공사를 위해 배가 다닌 적이 있었다"면서 "인천과 강화, 파주, 계양지역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데 우리 모두가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씨는 "제3의 서해교전을 막기 위해서도 한강 하구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한강 하구는 철책은 한국군이 지키지만 관리권은 유엔사가 갖고 있는데, 민간인에게 개방될 수 있는 분단의 해방구가 될 수 있다. 한강 하구에 평화의 배를 띄우기 위한 준비 모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막혀 있는 통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하고, 막혀 있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어야 할 게 아니고 움직여야 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무엇인가는 준비해야 하고, 유엔사령부며 평화협정 문제를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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