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바람 불어오니 꼬막 맛이 '지대루'네~

[현장] 여수 여자만 달천마을의 참꼬막잡이

등록 2009.09.21 10:09수정 2009.09.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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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달천 참꼬막 이름났어요 맛이 좋아서, 달천꼬막은 다른 곳에서 나는 것보다 알아줘" ⓒ 조찬현


여자만의 바다, 아낙이 뻘배를 타고 뭍으로 나온다. 갯벌에서 꼬막을 캐느라 허기지고 고단했던지 아낙의 뻘배에는 막걸리가 실려 있다. 아낙은 꼬막을 캐다 몸이 고단할 때면 동료들과 막걸리 한잔씩을 나눈다고 했다.


"일이 된께, 동료들과 한잔씩 갈라 먹을라구요."

갯벌에서 꼬막을 잡는 아낙의 손놀림이 빠르다. 시집와서 시작한 갯일이 올해로 50년째다.

"젊어서부터 내동 했지. 시집와갖고 시작했으니까 한 50년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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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꼬막을 캐느라 허기지고 고단했던지 아낙의 뻘배에는 막걸리가 실려 있다. ⓒ 조찬현


아낙은 달천에 사는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다.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며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이번에는 아저씨가 뻘배를 밀고 참꼬막을 한가득 싣고 나온다.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이다. 꼬막이 잘돼 돈을 많이 벌었다는 그는 꼬막양식장 주인(67.정병건)이다. 10년째 꼬막양식을 하는 그는 올해 대박이 났다고 했다.


"달천 참꼬막 이름났어요, 맛이 좋아서..."

"여자만에 꼬막 많이 뿌려놨어. 지난해 뿌려놓은 거는 잘됐는데 금년 채묘는 망해부렀어."
"여자만 달천 참꼬막 이름났어요 맛이 좋아서, 달천꼬막은 다른 곳에서 나는 것보다 줄이 한 개 더 있어. 그래서 알아줘."

어린 시절에는 흔한 게 꼬막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꼬막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제일로 친다는 여자만 달천마을의 참꼬막잡이가 시작됐다. 여수 소라면 달천의 참꼬막은 뻘배를 타고 다니며 갯벌에서 일일이 손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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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여자만의 참꼬막잡이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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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이 뻘배를 타고 뭍으로 나온다. ⓒ 조찬현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세종류가 있다. 꼬막은 세로로 된 줄무늬(방사륵) 개수로 통상 구별을 하는데 참꼬막은17~18개, 새꼬막은 32개, 피꼬막은 40여 개다.

참꼬막은 성장 기간이 길고 알은 작지만 맛은 최고다. 달천에서 나는 참꼬막은 간간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어서 별미로 인정받고 있다. 꼬막은 삶아먹거나 양념에 무쳐내면 그 담백함이 일품이다. 배릿하면서도 알큰한 참꼬막은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여자만의 바다에서 참꼬막 실어나르는 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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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저씨가 뻘배를 밀고 참꼬막을 한가득 싣고 나온다.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이다. ⓒ 조찬현


참꼬막은 4년산으로 추석명절에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서 채취한다. 시세는 20kg에 12만 원선이다. 올해 꼬막에서 손을 떼려다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7년을 더 하기로 결심했다. 꼬막에서 쉽사리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은 양식장이 7년여의 계약기간이 더 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모들친거요 대목에 팔라고. 놈 안 나왔을 때 내다 팔아야 돈이 되지."
"손 떼불라고 그랬는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양식장 계약기간이 7년 남았응께 앞으로 7년은 더 해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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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꼬막잡이, 참꼬막은 성장 기간이 길고 알은 작지만 맛은 최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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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들친거요 대목에 팔라고. 놈 안 나왔을 때 내다 팔아야 돈이 되지"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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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 알을 품기 전까지가 가장 맛있다. ⓒ 조찬현


이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꼬막은 맛이 들기 시작한다.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 알을 품기 전까지가 가장 맛있다.

아낙의 하루 노임이 6만 원인데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에 꼬막채취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꼬막양식장 정씨는 잡은 참꼬막을 뻘배로 실어내야 한다며 바삐 여자만의 바다로 향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참꼬막 #여자만 #달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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