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불확실성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등록 2009.04.14 20:41수정 2009.04.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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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에 경기회복의 봄기운을 불어넣을 곳이 과연 한국인가? 세계는 지금 한국경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이 2010년 세계 주요 20개국(G20) 회의 의장국이 된 것도 이 점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 세계는 97년 말 발생한 외환위기를 아주 빠른 속도로 극복한 한국의 경험을 듣고자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평소 말처럼 지금 한국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나가고 있다. 현 경제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할 나라가 한국이며, 이와 함께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가 극복되면 한국은 일류국가로서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비록 아직 어렵기는 하지만 기분 좋은 국민이 바로 한국 국민이다.

 

 통상 경기를 선행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 중의 하나가 주가(株價)이다. 최근 며칠 간 한국의 주가는 코스피, 코스닥 할 것 없이 상승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아래 표 참조). 이러한 경향은 슈퍼추경 안과 지난 2일 런던 주요 20개국(G20) 경제정상회의에서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국제공조에 전격 합의함으로서 본격화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저현상에 의한 것이지만 2009년 1분기 들어 우리경제의 경우 산업생산 위축의 폭이 다소 둔화되고 있고, 일부 경기지표들의 경우 개선조짐을 보이는 등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물론 지난 해 9월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나타난 세계자본축소 경향은 세계소비를 크게 위축시키며 무역량을 급감시키는 등 그 동안 실물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는 그 동안 여타 국가에 비해 더 큰 충격파를 온 몸으로 받았다. 이 결과 2008년 4/4분기 한국경제는 큰 폭의 산업생산 위축과 함께 내수 또한 급감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환율 급등과 함께 계속되는 (외환)위기설은 외국인 (투자)자본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당시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것은 우리의 금융기관들이 미국 월가의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들이 발행한 자산유동화 증권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경제는 여타 국가에 비해 그나마 그 충격파에서 보다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 동향은 다분히 학습효과에 기초한 기대치를 반영한 것으로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듯 하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꼭 11년 전 외환위기를 겪었고, 당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가격을 포함하여 각종 자산가격의 급락 또한 익히 경험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회복되는가를 우리 국민 대다수가 이미 학습한 것이다. 이런 학습이 기초가 되어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지금을 주식매수의 적기로 판단을 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그 동안 셀 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선 것 역시 이 때문이 아닌가한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이 그런 때인가? 내 입장에서는 다소 성급하지 않나한다. 전체 분위기로 봐서는 지금이 그 적기인 것처럼 보인다. 향후 슈퍼추경의 집행될 것이고,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G20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나라마다 사정이 약간 다르기는 하나, 본격 가동되면, 세계소비 증가가 예상되고, 이에 기초하는 무역량 또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렇게만 되면 우리경제가 선순환 구조에 드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경제 또한 선 순환한다. 따라서 지금이 주식투자의 적기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 될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회사의 실적회복조짐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분명 주식시장의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문제는 경기위축이 시작된 후 통상적으로 1년 내지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야 비로소 한계기업이 파산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 3분기 내지는 4분기가 되어야만 비로소 기업합병과 같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른 경제위기가 전반적인 산업위기로까지 확산되는 데에는 다소간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물론 건설, 조선 등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들 산업군의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이미 파산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따른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증시불안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최소한 올 4분기는 지나봐야 비로소 주식시장의 향배를 옳게 읽을 수 있다. 경기회복 여부도 이 때에 가서야 비로소 옳은 판단이 가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은 향후 당분 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개미투자자들의 경우 이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주가가 대세상승기로 접어들자면 세계경제 및 기업실적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떤 확신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개미투자자들의 경우 주식시장 참가 자체에 대해 보다 신중해야 한다. 학습효과에 기대어 섣불리 주식시장에 나섰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사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9일 두 달 째 정책기금금리를 2%대에 동결했지만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향후 경기에 대해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한은 역시 최근 경기하강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이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한은의 최종 판단이다.

 

■최근 주식시장 동향(한은) - 첨부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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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20:41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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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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