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람 권정생
2018년 5월 24일(목)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1937년~2007년)의 유언장 일부입니다. 105회 10만인특강의 주인공인 이충렬 작가는 유언장을 보면서 권정생 선생에게 ‘사랑이야기’가 있음을 감지합니다. <아름다운사람 권정생>을 쓰면서 권선생의 첫 작품<여선생>도 발견하게 됩니다.

권 선생의 어린시절 이름은 권경수입니다. 이충렬 작가가 권 선생의 편지를 보던 중 18살에 학원지에 소설이 나온 적이 있다는 편지를 보았습니다. ‘백만구락부’라는 학생 작품 모음집인데 문인의 3분의 2가 여기에서 소년등단을 하는 당시 유명한 잡지입니다. 이 작가가 이곳의 목차를 확인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글을 보던 중 ‘초량동 143번지 전경수’가 보였고 이게 권경수일 가능성이 많아보였습니다.

자세히 봤더니, 박영준 선생(소설 모범경작생 작가)의 심사평에는 권경수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권 선생의 첫 작품 <여선생>이 발견됩니다.

권 선생의 작품에는 ‘전쟁’, ‘가난’ 주제가 많습니다. ‘초가집이 있던 마을’ ‘몽실언니’, ‘점득이네’와 함께 권정생의 ‘전쟁 3부작’이라 불리는 작품입니다. 그 시대의 동화는 주로 이솝이야기, 안데르센의 동화를 번안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전쟁’, ‘가난’ 주제의 동화를 쓰면서 월남파병내용이 삭제되는 수모도 겪게 됩니다.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아기양의 그림자 딸랑이’를 제출합니다. 이 작품은 민족끼리 피를 흘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전동화입니다. 대구 매일신문에서 연락이 왔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가작으로 선정합니다. 박정희 반공시대에 그런 글을 썼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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